“러-우크라 충격 3년간 이어질 수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8 11:00
  • 호수 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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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실장 “유가 150달러…무역 부문 피해 우려”

“지구 반대편,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나라에서 전쟁이 났는데 우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런 표현을 썼다. 이를 두고 안보의식을 문제 삼는 비판이 불거졌다. 이 후보의 원래 의도가 어떻든, 우크라이나 사태는 주가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물가와 관련해 우려가 제기된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내 물가가 상당히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구·경북 지역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물가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짧게는 연간 업종의 생산자물가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뒤따랐다.

생산자물가는 기업의 비용, 즉 생산원가와 관련이 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구입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폭을 보여준다.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소비자물가가 더 민감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생산자물가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임 실장은 “계란 유통 분야를 예로 들면 생산자물가 상승은 양계장을 뒤흔들게 된다”면서 “농어업인들은 물론 그와 직결된 소상공인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결국 소비자물가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보통 생산자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고 알려져 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실장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실장

생산자물가 ‘흔들’…결국 소비자 타격

물가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유 가격 인상이다. 임 실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사를 인용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석유와 가스 공급라인을 통제함으로써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기준 평균 국제유가는 2월 넷째 주 기준 95달러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변수다. 임 실장은 “당장 러시아로부터 원자재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하는 유럽에 가장 큰 영향이 있겠지만, 그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이 교역 부문부터 먼저 미칠 것”이라고 했다. 실제 한국은행은 2월24일 이미 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려 잡았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2.0%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임 실장은 2월22일 펴낸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러 경제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임 실장은 “미미하다는 표현은 물가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지, 지금 흐름을 보면 한국이 미국의 러시아 경제제재에 늦게 참여하면서 무역 부문에서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임 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예단할 순 없지만 경제제재에 따른 충격은 6개월에서 1년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세계경제에 풀린 유동성이 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요인도 많은데 유가까지 올라가면 충격이 2~3년 정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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