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을 이끌 핵심 인사 50명 총정리 ①
  • 구민주·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2 10:00
  • 호수 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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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김한길·정진석 등 조언 그룹에 원희룡·권영세·장제원·박민식 등이 정치 밑그림 그려

3월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개표 결과 48.56%, 1639만여 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83%, 1614만여 표를 얻었다. 득표 차는 0.73%포인트, 24만7000여 표에 불과하다. 헌정 사상 최소 득표 차를 기록한 신승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37%, 80만3000여 표를 기록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승리는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지 1년하고 5일, 불과 370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이후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최초의 ‘0선’ 대통령이 됐다. 놀라운 기록이지만 이는 윤 당선인에게 험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치적 경험이나 자산이 없었단 의미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이 결국 당선증을 손에 쥐기까지 더 많고 다양한 조력자가 필요했던 배경이다.

무엇보다 이들 조력자의 상당수는 앞으로 윤 당선인을 도와 국정을 이끌어갈 사람들이다. 대다수가 당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요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윤석열 당선인의 ‘이너서클(한 조직 내 실질적 권력을 점유하는 소수 핵심층)’인 셈이다. 시사저널은 다방면 취재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활약한 윤석열의 사람 중 50여 명을 추려 분석해 봤다.

윤 당선인의 인력풀은 크게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먼저 윤 당선인과 함께 전면에 나서 선거를 치르거나 조언 등을 통해 정무적으로 윤 당선인에게 도움을 준 당 안팎 인사들이다. 그다음으론 선거 과정에서부터 윤 당선인의 공약을 설정하고 실제 윤석열 정부에서 실행할 정책들을 설계한 전문가 그룹이다. 윤 당선인과 오랫동안 가까이 지냈고 물밑에서 윤 당선인을 도왔던 검찰 출신 인사 등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3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시사저널 박은숙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3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시사저널 박은숙

안철수, 인수위원장·총리 후보 1순위

가장 먼저 주목할 인사는 당 바깥 인사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대선 일주일 전까지도 윤 당선인의 경쟁 상대였던 안 대표는 3월3일 막판 단일화에 합의하며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안철수 대표는 새 정부 준비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인수위원장 혹은 초대 총리 임명 1순위로 거론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장이든 국무총리든 안 대표가 선택한 자리를 존중해 그대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안 대표를 도운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도 눈여겨볼 인사다. 최 명예교수는 안 대표는 물론 윤 당선인과도 직접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양측 단일화 과정에서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신뢰하며 조언을 구하는 관계로 알려진 친노(親노무현) 인사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과 친DJ(親김대중)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새 정부 출범에 중량감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경선 이후 상임선대위원장과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각각 선대위에 합류했으나 지난 1월 후보 중심의 선대위 재편 및 경량화 과정에서 직을 내려놨다. 그러나 이후로도 계속 윤 당선인을 지원해 왔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와 함께 인수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김한길 전 대표는 취임준비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선대위 재편 이후 새롭게 핵심 실세로 자리 잡아 선거를 지휘한 권영세 의원(선대본 총괄선대본부장)이 선거 승리의 일등 공신이라는 데 당내 이견이 없다. 당내 평가는 물론 윤 당선인도 상당히 신뢰하는 인사로 꼽힌다. 그를 두고 ‘신(新)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취재에 따르면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인은 ‘중대한 보고는 공식 라인인 권영세 본부장을 통해서만 하라’고 주문했을 정도라고 한다. 권 의원은 선거 막바지부터 인수위 구성을 비롯해 승리 이후를 대비해서도 권한을 갖고 준비를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고 추후 입각이나 청와대 진입, 당 대표 도전자 등으로 거론된다. 

선대본 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당 경선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경쟁했으나 본선에선 일찌감치 핵심 조력자로 참여했다. 원 전 지사는 정책은 물론 홍보, 메시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 등 최전선에서 윤석열 지지율 올리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차기 총리 혹은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오른다.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후보감으로도 거론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의 ‘투샷’이 가장 주목된 인사다. 한때 극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으나 봉합된 이후 선대위의 강력한 메신저이자 전략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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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실세로 떠오른 권영세, 인수위 구성 등 주도

경선 때부터 윤 당선인 곁을 지킨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 3인방은 윤 당선인과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는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윤핵관 논란 등으로 백의종군하며 물러났지만 여전히 윤 당선인이 신뢰하는 그룹으로 새 정부에서도 입각 혹은 지방선거 출마 등이 예상된다. 아들의 음주운전 등 논란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에서 역할을 하며 복귀하는 모양새가 된 장제원 의원의 경우 당선인 비서실장에 지명됐다. 역시 경선 초기부터 캠프에 합류해 선대본 전략기획실장으로 활약한 박민식 전 의원도 인수위나 당선인 비서실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의원 중에선 5선으로 당내 최다선이자 충청권의 ‘맹주’인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윤 당선인에 대한 발언권이 강하다. 윤 당선인이 정치를 결심하기 이전부터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3년 후배이자 가족끼리 가까운 4선 출신의 나경원 전 의원도 물밑에서 조언하고 인터뷰 등을 통해 메신저로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조력했다. 4선의 김기현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러 현역 의원도 윤 당선인의 당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뛰었다.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이철규 의원,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유상범 의원은 열정적으로 맡은 역할을 해내며 윤 당선인에게 충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對)언론의 중심이 된 이양수 의원(수석대변인)과 김은혜 의원(공보단장)도 선대본 내 존재감이 작지 않았다. 이들 역시 중책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은혜 의원은 이미 일찌감치 당선인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단일화 과정 등 여러 주요 장면에서 보이지 않게 ‘그림자’ 조력을 한 이들도 있다. 윤상현 의원이 대표적이다. 윤 의원은 안 대표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윤 당선인을 설득해온 숨은 공신으로 알려졌다. 경선 캠프에서부터 윤 당선인을 도운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역시 단일화를 적극 주장하며 물밑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일·김경진·최지현·장예찬 등 이마빌딩 그룹

지지층 확장과 인재 영입 등을 위해 애쓴 호남계 정치인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호평이 나온다. 광주에서 4선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광주·전남 선대본부장으로 선거기간 내내 호남을 누볐다. 호남 인사 중에선 가장 먼저 윤 당선인을 도운 김경진 전 의원은 지역 선거운동뿐 아니라 각종 언론에 나가 윤 당선인을 대변하는 역할도 도맡았다. 

선거 초 광화문 이마빌딩 캠프 때부터 줄곧 윤 당선인의 손발과 입이 되어 함께 뛰어온 실무진 역시 차기 청와대·정부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은 경선 당시 캠프 공보실장을 맡아 윤 당선인과 언론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 중앙일보 대기자였던 박보균 특보도 윤 당선인과 자주 통화하는 사이다. 우승봉 공보부단장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윤 당선인의 신임을 받으며 지근거리에서 조력해 왔다.

캠프 초반 합류한 최지현 대변인은 배우자 김건희씨를 전담해 왔으며, 이후에도 김씨를 보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 당선인의 정치 첫발부터 청년 참모로 낙점된 장예찬 선대위 청년본부장도 청년조직을 설계·주도해온 공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선대위를 쇄신하는 과정에서 메시지팀 총괄 담당으로 합류한 애널리스트 출신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도 주목되는 인사다. 김 대표가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여했던 이력이 밝혀지면서 그의 임명에 김씨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선대위에 공식 직함을 갖지 않고 물밑에서 꾸준히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건네온 멘토들도 있다. 윤 당선인과 서울 대광초-서울대 법대를 함께 다닌 죽마고우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증손자이자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대선 초 윤 당선인에게 부족했던 정계·학계 등의 인사들을 두루 연결해 주고 정책 자문을 해주는 핵심 역할을 했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석사논문을 지도했던 은사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의 존재감도 크다. 윤 당선인은 정치 입문을 고민하던 때부터 자주 송 전 소장을 찾아 조언을 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초년병 시절부터 연을 쌓아온 이명재·정상명 두 선배 검찰총장도 윤 당선인의 든든한 바람막이다. 김대중 정부 검찰총장이었던 이명재 전 총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으로 재직하던 2002년 잠시 검찰을 떠난 윤 당선인을 태평양 변호사로 일하도록 배려했다. 노무현 정부의 검찰총장을 지낸 정상명 전 총장은 윤 당선인의 결혼식 주례를 섰다. 정 전 총장은 태평양 변호사에서 검사로 복귀하는 윤 당선인을 챙겼는데 윤 당선인은 어려운 사건 처리 때 정 전 총장에게 의견을 구하곤 했다고 한다.

이어서 윤석열 정권을 이끌 핵심 인사 50명 총정리 기사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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