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낙연 “6월에 한국으로 돌아갈 것”…‘조기 귀국설’ 입장 밝혀 
  • 김현무 재미 자유기고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2.30 10:05
  • 호수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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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귀국설 질문에 “설훈 등 미국에 만나러 온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어…원래 일정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강하게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기 복귀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과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 및 조세희 작가의 별세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낸 것을 두고 조기 복귀를 위한 몸풀기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2022년 6월부터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워싱턴DC에 있는 연구소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등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버크 레이크 인근에 있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진 부인인 김숙희 여사가 차량을 운전해 데려다준다고 한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6월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사법 리스크 진행중 나온 일성(一聲)

이낙연 전 총리는 그간 연구활동과 책 집필에 전념하면서 정치적 행보와는 거리를 둬왔다. 가끔 한인 모임에 초청받아 참석한 모습이 현지 한인 매체를 통해 보도되기도 하지만, 대외 행보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2022년 8월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행사 참석, 같은 달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애틀랜타협의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관련국의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 11월 이태원 참사 분향소 조문, 뉴욕의 한 농아인 교회 방문 등이 공개된 이 전 총리 대외 행보의 전부였다.

조기 복귀설이 재차 주목받고 있는 최근에 들어선 더욱 외부 행보를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전 총리는 1주일에 이틀 정도 외출하는 것 외엔 집에 머무르 며 독서와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자칫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주변에 오는 6월에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가 다니는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연수 중인 한 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연구소에서 함께 연수하고 있는 사람들과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 전 총리는 정해진 일정을 다 마치고 귀국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한국학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마무리할 경우 한 차례 강연을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전 총리와 식사를 했던 한 한인 매체 기자는 “여러 차례 조기 복귀 가능성을 물어봤는데, 6월에 귀국할 것이라는 얘기만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 주변에선 조기 복귀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이 전 총리 지지자는 통화에서 “NY(이낙연 전 총리) 지지자들 중에서 NY에게 조기 복귀를 요청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NY가 최대한 빨리 귀국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을 정상화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 당 내 친이낙연계인 설훈 의원 등 일부 인사가 1월에 미국을 방문해 이 전 총리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 의원은 “인사차 가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야기보다는 서로 안부를 확인하고 올 예정”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설 의원 등이 이 전 총리의 조기 복귀를 설득하러 가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 전 총리가 내놓는 메시지들도 눈길을 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2월25일 페이스북에 변형윤 교수와 조세희 작가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의 복지 및 조세 정책을 비판했다. 12월4일엔 서훈 전 국정원장이 구속되자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를 깊게 우려한다”며 “국가의 대내외 역량을 훼손하는 오판”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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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총리가 2022년 8월2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평화통일 강연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패배→유학→당선’ DJ 관련 언급 자주 해

이 전 총리는 최근 뉴욕 농아인 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선 “특별히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라며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라는 디모데후서 4장 7절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이나 저나 언젠가 죽게 된다. 그 죽음을 앞둔 시점에 이렇게 회고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생애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마친다. (그런 뒤) 돌아보니 나는 믿음을 지켰구나 하는 그런 인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을 자주 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총리를 정계에 입문시킨 정치적 스승이자 멘토였다. 이 전 총리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김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고,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김 전 대통령이 일기에 썼던 문구를 상기시킨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농아인 교회에서도 김 전 대통령이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 전 총리가 미국에서 정치적 휴지기를 보내는 것과 김 전 대통령이 1992년 14대 대선에서 패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이듬해 1월 영국으로 유학을 간 것을 비교하기도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영국에서 6개월 만에 조기 귀국한 후 1997년 15대 대선에 재도전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럼에도 이 전 총리는 조기 복귀설에는 강하게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설 의원 등과의 만남에 대해 “(설 의원이) 다른 일로 미국에 오는데, 오는 김에 (나를) 만나러 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귀국 일정은 원래 얘기했던 대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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