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윤심’은 없다…1차 투표에서 과반 승리가 목표”
  • 이원석·구민주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01.27 10:10
  • 호수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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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 주자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내년 총선 승리 이끌 당대표는 저뿐”
“김기현, 윤심(尹心) 팔아…저는 영남에 뿌리 둔 수도권 의원”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월25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결선투표가 아니라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1등을 하는 게 제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그의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 가상 양자대결에서 경쟁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 따돌리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운 싸움은 아니다. 그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김기현 의원은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업은 후보로 평가된다. 그러나 안 의원은 “윤심은 없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중립인데 누군가 윤심을 팔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지휘해 이길 수 있는 당대표, 공천을 공정하게 할 수 있는 후보는 자신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사저널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경쟁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인터뷰(시사저널 1735·1736 합병호, 김기현 “다음 대선 출마 안 해…尹과는 부부관계” 기사 참조)를 가진 데 이어, 1월25일에는 안철수 의원을 만나 출사표를 들었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월25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尹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중립”

단도직입적으로 ‘왜 안철수가 당대표가 돼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특히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선 저밖에 없다. 지난 총선은 전적으로 수도권에서의 패배였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전열을 다 정비했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당내 선출직 전원이 수도권이다. 유례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이미 영호남은 어느 정도 구도가 잡혔고, 다음 총선의 승부처가 수도권이 될 것이란 걸 아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전열을 정비하는지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윤상현 의원 등 다른 수도권 후보도 있지 않나.

“저는 영남에 뿌리를 둔 수도권 의원이다. 제 뿌리는 경북 영주이고, 할아버지는 부산 사람이다.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에 걸쳐 광범위한 지역적 기반이 있고, 수도권에서도 그 어려운 강북 노원에서 재선하고 지금은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됐다. 저처럼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 또 있나.”

그 외에 다른 경쟁 후보들을 압도할 경쟁력이 더 있다면.  

“저에겐 언제나 중도층, 2030세대의 고정 지지층이 있다. 제가 국회의원 3선을 하는 동안 수도권에서 20~30%포인트 차로 이겨온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강북 지역의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제게 기대를 건다. 결국엔 그 척박한 곳에서 한 표라도 더 보태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에게는 성공 스토리가 있다. 다들 총선을 처음 지휘해 보는 초보다. 저는 세 번에 걸쳐 총선을 지휘해 봤고, 지난 10년 전국 모든 선거를 지휘해본 사람이다. 특히 ‘3김’ 이래 최대 교섭단체인 38석 정당도 만들었다.”

최근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기현 후보에 비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정치를 시작한 이후 가상 양자대결에서 져본 적이 없다. 전직 대통령들을 다 포함해서다. 단 한 번도 진 적 없다. 결국은 선거의 결과를 결정짓는 게 중도 내지는 2030세대다. 이들에겐 특징이 있다. 누구 편인가를 보지 않는다. 도덕성과 유능함, 헌신성을 본다. 이 부분들에서 저는 이미 증명됐다. 특히 저는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해 정권교체도 이뤄냈다. 제 몸을 던져 우리나라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말만 하는 사람과 다르다. 저는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다.”

실제로 양자대결에서 우세하다고 해도 결선투표에 올라가는 것이 관건인데.

“결선투표가 아니라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1등을 하는 게 제 목표다.”

쉬운 목표는 아닌 듯한데. 

“아직 한 달 더 넘게 남았다. 최선을 다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최근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있을까. 

“계속 당원들을 만날 것이다. 저를 직접 만나면 80% 이상의 사람들이 생각이 바뀐다. ‘만나보니 지금까지 상상하던 사람과 너무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10년간 제게 잘못된 이미지로 양념을 칠해 놓지 않았나. 직접 이야길 하면 오해가 완전히 다 풀린다. 만나면 만날수록 지지율이 올라가더라.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TK와 PK를 다 돌았다. 그러니 10%포인트 오르더라.”

‘윤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전당대회의 관건이 윤심이라는 시각이 많다. 

“윤심은 없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중립이다. 그런데 누군가 윤심을 판다. 굉장히 안 좋게 보인다. 윤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지율이 40%대까지 올랐지 않나. 거기에 아무런 도움도 안 준 사람들이 계속 그걸 팔아먹는다. 저는 오히려 윤심을 파는 후보가 아니라 ‘윤힘’, 윤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주는 후보가 될 것이다.”

본인과 윤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는데.

“음해가 많다. 저와 윤 대통령의 관계는 이미 증명이 끝났다. 제가 인수위원장 할 때 대통령과 단 한 번이라도 충돌이 있었나. 110개나 되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한마디도 안 나왔다. 정치에서 이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윤 대통령과 함께할 때 저는 나선 적이 없다. 대통령이 주인공이 돼야지 제가 주인공이 되면 안 된다는 신념이 굳건했다. 무엇보다 제가 모든 국정과제를 다 점검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그 어느 후보, 심지어 장관들과 비교해도 저만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없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 이종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 이종현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부정적 여론이 많지 않나. 대놓고 본인들에게 협조 안 하면 공천을 못 받는다는 공포정치를 퍼뜨려서 초·재선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왔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의 의중은 서로 다르다고 보나.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목적 자체가 다르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게 목적이지만, 윤핵관은 자기의 정치적인 목적이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 실제론 ‘윤핵관’이 아니다. 다른 성을 붙인 ‘핵관’이다.”

 

“이번 총선 지면 ‘식물 대통령’ 될 수도…철저히 이기는 공천할 것”

경쟁 주자인 김기현 의원에게 윤심이 쏠려 있다고들 한다. 

“윤심을 팔아먹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 김 의원이 관저에 다녀오면 다음 날 바로 보도가 나오지 않나. 이번 신년 하례식 때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저에게 와서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관저에 초청하겠다고 하시더라. 저는 누구한테도 그 이야길 안 했다. 심지어 제 아내나 보좌진에게도 하지 않았다. 며칠 있다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을 하면서 보도가 나온 듯하다. 이런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저는 윤심을 팔지 않는다.”

경쟁 상대인 김 의원의 강점과 단점을 평가한다면. 

“국회의원 4선에 울산시장까지 하면서 오랫동안 지방정치를 잘해 오셨다. 결정적 단점은 수도권 민심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선거를 지휘한 경험이 없다. 아주 큰 단점이다. 당 대표는 연습이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제가 당 대표가 돼야 내년 총선에서 더 확실하게, 더 많이 이길 수 있다.” 

김 의원이 안 의원을 ‘철새 정치인’이라고 저격했는데. 

“윤 대통령도 저와 비슷하게 당에 들어오지 않았나. 철새 정치인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그렇다면 제가 오세훈 시장을 도와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게 잘못된 건가. 아니면 제가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한 게 잘못된 건가. 합당해서 단일대오로 지난 지방선거를 치러서 이긴 게 잘못된 건가. ”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는 어떻게 봤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여러 어려움도 있지만 나 전 의원이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여러 사람이 경쟁하면 일반 대중도 더 관심을 갖고 누가 이기든 컨벤션 효과도 컸을 거다. 아쉽다.”

불출마를 예상했나. 그의 불출마 결심 이유는 뭐라고 보나. 

“(출마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고민하는 동안 대통령실과의 갈등 등 잡음이 많았는데. 

“무엇보다 본인이 전당대회에 나갈 생각이었으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안 받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랬다면 깔끔하게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운 생각이 있다.”

나 전 의원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지나치게 당무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당무 개입이라기보다 대통령도 정무직 아닌가.”

차기 당대표는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만큼 공정한 공천 관리에 대한 기대가 있다. 

“저는 어떤 계파에도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말 공정하게, 실력에 의한 공천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선거가 계파, 공천 파동 때문에 계속 졌다. 저는 안 그럴 자신 있다. 지표를 만들어서 그 사람의 지역 평판이 어떻고 지역 발전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의정활동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계량화해 이를 기본적인 공천의 자료로 삼을 것이다. 공정한 경선을 통해 이기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면 된다. 그게 뭐가 어렵나.”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이 공천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저는 철저히 이길 수 있는 공천을 할 거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이 돼 끝이다. 다른 건 없다. 윤 대통령도 동의하실 거다. 이기는 공천이 돼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결선투표 전까진 연대 가능성 없다”

벌써 몇몇 대통령의 측근이 지역구를 점찍어 놨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대통령이 장관들이나 주변에 ‘총선에 출마할 생각 있는 사람은 나가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본인이 판단해서 나갈지 말지 선택하면 된다. 그 사람이 공천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당의 시스템에 달려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천을 시스템화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에게 쓴소리와 건강한 비판도 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쓴소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냥 비판만 하면 야당이다. 여당의 역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나 대통령실에서 하고자 하는 일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민심과 다른 방향의 판단을 할 때 정확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대신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다 해야 한다고 본다.”

당대표가 되면 그 두 가지를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나. 

“그렇다. 저는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결정은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이지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우리(여당)의 역할이다.”

윤상현 후보와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공감대를 갖기도 했다. 윤 후보 등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있나. 

“없다. 결선투표가 없으면 연대가 벌어진다. 이번엔 결선투표가 도입됐기 때문에 자기 실력대로 싸운 다음에 두 명이 남았을 때 그제야 떨어진 사람들과 연대가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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