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귀국시켜 ‘친기업’ 이미지 부각하려는 中…당사자는 “글쎄”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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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당국 비판하고 떠돌이 신세 전락
‘규제완화’ 내세운 러브콜에 응할지 미지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모습 ⓒ AP=연합뉴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모습 ⓒ AP=연합뉴스

해외를 떠돌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1년여 만에 귀국해 화제가 된 가운데, 중국 당국이 그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중국 당국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챙기는 친기업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마윈을 '설득'하고 있지만, 그가 중국 당국 의도대로 따라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마윈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창업자다. 2020년 공개적으로 당국의 규제를 비판하면서 미운털이 박힌 후 외국을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지배력도 크게 손상됐다.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선 중국 당국은 2021년 알리바바에 182억 위안(약 3조4000억원)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기업 공개가 무산됐다.

그러나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내세워 IT산업에 대한 단속과 규제를 강화해왔던 중국 당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근 소비 회복과 민간영역 지원을 강조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포함한 빅테크에 규제 완화 시그널을 지속해서 보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마윈의 귀국을 설득했다고 전하면서, 그에 대한 마윈의 태도는 “신중했다”고 덧붙였다. 마윈은 농업기술 연구 전념을 위해 외국 체류를 택했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은 27일 항저우의 윈구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챗GPT 등의 주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면서도, 언젠가는 이전 직업인 영어 교사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거나 중국에 얼마나 체류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중국 당국의 친기업 이미지 부활 작업에 마윈 활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배경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친기업 이미지 부각에 힘쓰지만, 민간 기업가들은 시 주석 체제에서 공동부유 정책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중국 인민은행이 알리바바의 ‘황금주’를 차지해 추가 통제권을 거머쥐거나 중국 내 최고 사정기관이 투자은행(IB) 차이나 르네상스(華興資本)의 바오판 회장을 연행해 밀실 조사를 하는 등 여전히 당국 입김이 세다는 점도 민간 기업인들에게 부담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비즈니스스쿨의 크리스토퍼 마퀴스 교수는 “중국 당국이 기업가 정신을 지원한다지만, 강력한 국가 통제와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업은 여전히 공산당의 손아귀에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전문가인 조지 매그너스 교수도 “중국 정부의 접근 방식은 여전히 공산당과 국가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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