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압수수색…강제수사 방아쇠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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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특검과 부산저축銀 브로커 함께 변호한 양재식 전 특검보도 압수수색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로비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박 전 특검은 이른바 '50억 클럽'에 거론된 인물로, 관련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30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관한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결재 서류와 은행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때 부국증권을 배제하는 등 컨소시엄 구성을 도운 대가로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대장동 민간 사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특검 혐의와 관련해 최근 부국증권 임원을 불러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또 박 전 특검이 인척인 대장동 분양업자 이아무개씨를 통해 김만배씨와 자금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씨는 2020년 7월 정 회계사와 나눈 대화에서 "이씨가 박 전 특검 딸에게 줄 50억원을 (챙겨 주겠다고) 자기에게 달라고 하더라. 내가 50억원 정도 줄 생각을 하는데"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7월부터 국정농단 사건 특검 임명 전인 2016년 11월까지 화천대유 고문으로 있으면서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딸은 2019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년가량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11억원을 받았고, 이후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번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과 함께 법무법인 강남에서 일하며 2016년 특검보로서 박 특검을 보좌했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체에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로 지목된 조우형씨 변호도 박 전 특검과 함께 맡았다.

'정영학 녹취록'에서 대장동 일당은 양 변호사 영입을 두고 '신의 한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전 특검에 대한 강제수사를 시작으로 50억 클럽에 거론된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박 전 특검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곽상도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 6명이다. 이 중 곽 전 의원만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과 관련해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총장의 경우 대장동 비리 수사가 시작된 직후 김만배씨와 만나 대응책을 논의하고 검찰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준 내용이 김씨 공소장에 적시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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