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비상인데…김진태 ‘골프’, 김영환 ‘술자리’ 뭇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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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소속 도지사들 재난 상황서 부적절 처신 논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11월16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022년 11월16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도지사들이 재난 상황에서 골프 연습을 하거나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내놓은 해명을 놓고도 비판이 쏟아진다. 

4일 강원도청 등에 따르면,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30분께 춘천 지역의 한 골프연습장을 방문해 30분~1시간 가량 골프 연습을 했다. 김 지사는 강원도 속초의 한 행사에 참석한 뒤 도청이 있는 춘천으로 복귀하던 중 평소 자주 찾던 골프연습장에 들른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김 지시가 골프장에 들어간 시각이 근무가 끝나지 않았던 시점인데다 당시 도내에서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던 상황이라는 점이다. 

김 지사가 골프장을 찾은 당일 오후 3시49분께 강원도 홍천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이 헬기 4대, 대원 117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전날에는 화천에서 산불이 크게 난 상태였고 원주에서도 산불이 나 도 전체가 긴장 상태였다. 

그런데 정작 도지사는 근무시간 내, 그것도 산불 진화 작업이 한창이던 때 골프 연습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커졌다. 

강원도청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지만 해명마저 빈축을 사며 더 큰 비판이 쏟아졌다. 

도청은 김 지시가 근무 시간에 골프 연습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1시간짜리 연가를 내고 조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가 신청서는 지난달 31일 당일이 아닌 이달 3일에야 제출됐다.

이에 대해 도청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속초 행사가 일찍 끝나 김 지사가 오늘 일정을 파한다고 얘기했고 비서실장도 그때 조퇴를 했다"며 "그런데 김 지사의 조퇴 일정 기안을 올리는 주무관이 연가라 당일에 처리하지 못하고 오늘 연가 신청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도청은 또 산불이 난 재난 상황에서 도지사가 골프를 친 것에 대해 "당시 화천 산불이 크게 났다가 점심 때쯤에 완전 진압 보고를 받았고 원주, 홍천도 당시 주불 진화가 완료돼 상황이 끝났다고 보고받은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공분이 잦아들지 않자 김 지사 측은 "산불 위기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3월30일 밤 도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 작업이 한창이던 시각 현장과 20여 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간담회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김 지사 사진 ⓒ 페이스북 캡처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3월30일 밤 도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 작업이 한창이던 시각 현장과 20여 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간담회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김 지사 사진 ⓒ 페이스북 캡처 

앞서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도내 산불이 발생한 상황에서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충북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21㏊를 태우고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30분께 진화됐다.

김 지사는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30일 밤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20여 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김 지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술잔을 들고 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김 지사 측은 '술자리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김 지사가 외부 일정을 많이 소화한 탓에 얼굴이 다소 붉었던 것이지 해당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청 측은 김 지사가 산불 현장을 찾지 않은 데 대해서는 현장 혼선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술자리 참석 논란과 관련해 조만간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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