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7일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국회 국정조사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의혹을 키웠다”며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양평 주민들에게 어려움이 닥치지 않도록 정신 차리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 의총을 열어 국정조사 요구서를 추인 받은 후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핵심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대통령의 노선 변경 인지 및 처가 인척의 노선변경 개입 여부 등 종점 변경 경위, 신규 노선 변경 과정에서 제기되는 제반 절차에 대한 의혹 규명, 특혜 의혹 관련 인물들의 토지 취득 경위 등이 포함됐다.

이후 민주당 소속 국토위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국토부 장관의 무책임한 답변 태도를 보면서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진상규명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국정조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국정조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원 장관은) ‘민주당의 거짓 선동에 답변할 수 없다’며 회피하고, 말꼬리 잡지 말라고 언성을 높이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며 “장관의 비상식적 태도가 의혹을 오히려 더 크게 키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해 떳떳하고 사업 정상화 의지가 있다면 국정조사에 반드시 응하라”고 촉구했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 원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 여부에 대해 “백지화 선언이라든지 지금까지 장관의 잘못된 태도와 거짓말로 일관된 국토부의 태도를 감안해 여러 가지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원 장관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 엄청난 지적을 하고 계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현장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보면 참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에 이미 대안 노선을 다 검토하고 필요성까지 얘기해놓고 이제 와서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민주당은 한결같이 터무니없는 억지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양평 주민들에게 어려움이 닥치지 않도록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공세의 타깃이 된 원희룡 장관도 이날 곧바로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전문가들 의견 들어봤느냐, 양평주민 의견 들어봤느냐, 현장에는 가봤느냐”며 “의혹에만 매달리지 말고, 전문가 검증과 주민의견에 근거한 최선방안 추진에 협조하라”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의혹 같지 않은 의혹을 15시간 넘게 반복하며, 말꼬리만 잡은 게 민주당”이라며 “해야 할 일은 하지도 않고, 공개 토론은 피하고, 근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이제는 국정조사를 하자고 한다”며 “상임위에서도 부를 수 있는 증인과 전문가를 못 나오게 하면서 국정조사라고요?”라고 반문했다.

변문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