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대주주는 정부…정치적 요소 얽혀 있어 요금 인상 어려워”
한국의 지난해 가정용 전기요금이 주요 7개국(G7)에 한국을 더한 8개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자사가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를 기반으로 G7의 2022년 가정용 전기요금을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가 1만3083엔(한화 약 12만9000원·지난해 원-엔 평균환율 100엔=985.24원 적용)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번 분석은 일본 가정의 한 달 평균 전기 사용량인 260㎾h(킬로와트시)를 적용해 요금을 산출했다.
원자력 발전소(원전)가 없는 데다 전력 생산의 절반가량을 액화천연가스(LNG)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이탈리아는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전기 요금이 2021년 대비 40% 급증했다. 이어 전력 생산의 40%가량을 LNG에 의존하는 영국(1만2942엔·약 12만8000원)과 독일(약 1만1921엔·약 11만7000원)이 2∼3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8993엔·약 8만9000원), 프랑스(7425엔·약 7만3000원), 미국(5168엔·약 5만1000원), 캐나다(4269엔·약 4만2000원)가 각각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도 2021년보다 전기요금이 31% 상승했다.
한국은 3650엔(약 3만6000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의 40.6% 수준이다. 닛케이는 "한국은 화석 연료 의존도가 일본과 비슷하지만,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한국전력의 대주주가 정부라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전기 요금 인상이 쉽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전했다.
유럽과 일본이 전기요금 증가로 골머리를 앓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화력 발전의 연료가 되는 LNG와 석탄의 국제 가격 급등 때문이다. 반면 전력 생산의 70%가량을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미국, 지형을 이용한 수력 발전 비중이 60%에 달하는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전기 요금이 저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