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피란민 애환(哀歡) 서린 부산 건축, 역사 넘어 미래로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0 17: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시, ‘2030부산 건축·도시디자인 혁신방안’ 발표
박형준 시장 “부산, 도시디자인 측면에서 아쉬움 있어”
성냥갑 아파트 퇴출 유도에 건축법 적용 완화까지
1952년 피란수도 부산진시장 거리 모습. ⓒ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
1952년 피란수도 부산진시장 거리 모습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

한국전쟁 당시 100여 만명에 이르는 피란민이 지었던 집들을 통해 형성된 자생적 마을이 도시경관의 주를 이룬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부산시가 도시 브랜드가치를 높일 디자인 혁신방안을 내놨다. 도시경관에는 역사성과 정체성이 담겼지만, 미래로 나아가는 데 제약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성냥갑 아파트 퇴출을 유도와 건축법 적용을 완화를 골자로 움직일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일 시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30부산 건축·도시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부산을 건축과 도시디자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며 도시경관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우선 부산시는 창의적 디자인 인정기준을 수립하고, 기준에 맞춘 건축물 제안 시 높이와 인동 거리를 완화할 계획이다.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그간 구역 지정의 불확실성 등으로 시행이 부진한 구역 활성화를 위해 공모를 통한 시범사업을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적 건축가의 기획 설계 등을 통한 건폐율 배제, 높이 완화, 법정 용적률 120%도 제공한다는 게 부산시 구상이다.

공공기여형 개발사업 디자인도 고도화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공공기여 협상 진행 시 디자인 특화 사전 컨설팅과 국제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혁신적 건축디자인 제안제도 3종 모두 패스트 트랙과 통합심의로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도시공사에서 선도적으로 창의적 디자인의 고품질 공공주택을 건립함으로써 민간 공동주택의 디자인 혁신을 유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0일 시청에서 성냥갑 아파트 퇴출 유도 등을 담은 ‘2030부산 건축·도시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부산시는 혁신적 건축디자인 제안제도가 정착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연간 지역내총생산이 8500여 억원 증가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 도시 건축 통합계획 수립, 자연생태 환경적 공공디자인을 강화, 건축·도시디자인 활성화 기반 구축, 체계적인 경관관리 시스템 확립, 건축 도시디자인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살고싶은 도시 부산’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박 시장은 “해운대, 북구 화명동, 강서구 가덕도동 등은 정부의 노후 신도시 특별정비구역과 신규 개발지다.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입체적 경관에 대한 미래상을 제시토록 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또 “혁신을 통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시민들께는 자부심 넘치는 도시, 세계인에게는 매력 넘치는 도시 부산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