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에는 공자와 노나라 애공(哀公) 간 대화가 실려 있다. 애공이 인재들을 잘 골라 쓰고 싶다고 하자 공자는 이렇게 답한다.
“사람에는 다섯 등급이 있습니다. 보통사람[庸人], 선비[士], 군자(君子), 뛰어난 사람[賢人], 크게 빼어난 사람[大聖]이 있습니다.”
애공이 먼저 보통 사람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한다.
“이른바 보통 사람이란 입으로는 훌륭한 말을 하지 못하고 마음으로는 조심하고 삼갈 줄 모릅니다. 또 뛰어난 사람과 훌륭한 선비를 골라 그 자신을 그에게 의탁함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줄 모릅니다. 그의 귀, 눈, 코, 입, 심장의 다섯 가지 욕망 때문에 올바른 마음은 그것을 따라 무너져 버립니다.”
보통 사람·선비·군자·현인·대성(大聖)
마땅함을 잃고 욕망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자들에겐 결코 공직을 맡겨서는 안 된다. 이어 선비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한다.
“이른바 선비란 비록 올바른 도리를 다 행하지는 못하지만 반드시 따르는 법도가 있고 비록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다 행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지향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식은 많이 알기에 힘쓰지 않고 그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잘 살피고, 말은 많이 하기에 힘쓰지 않고 그가 꼭 말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잘 살피며, 행동은 많이 하기에 힘쓰지 않고 그가 꼭 행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잘 살핍니다.”
이런 자들은 공직을 맡기더라도 그가 가진 재주를 잘 살펴 그 재주에 맞는 자리는 줄 수 있다. 그러나 공직자들을 총괄하는 높은 지위는 맡겨서는 안 된다.
이어 군자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한다.
“이른바 군자란 말은 충실하고 신의가 있지만 마음속으로 그것이 자기 덕(德)이라 여기지 않고 어짊과 마땅함[仁義]을 몸으로 실천하면서도 얼굴에 그것을 뽐내는 빛이 없습니다. 사려는 밝고 통달해 있으면서도 말로 남들과 다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듯해 누구든 그처럼 될 수 있는 듯한 사람이 군자입니다.”
前前前 정권 사람을 장관에 쓰려는 대통령의 인재관
그래서 눈 밝은 군주가 혼신을 다해 찾아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군자급 인재를 공직에 등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군자급은 오늘날 장관감에 해당한다. 전전전 정권 인사를 장관 후보로 지명하는 것을 보면 지금 대통령의 인재관을 쉽게 미루어 헤아릴 수 있다. 30%대 낮은 지지율은 바로 이 인재관에 대해 국민이 내린 매우 정확한 평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장관 후보로 지명한 3인은 군자급인가? 선비급인가? 보통 사람급인가? 이 정권 인사 담당자들은 자문해 보기 바란다.
이어 뛰어난 사람[賢人]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한다.
“이른바 뛰어난 사람이란 행동이 규범에 들어맞아 근본을 손상시키지 않으며, 말은 천하의 법도로 삼을 만해 그 자신을 손상시키지 않습니다. 천하에서 으뜸갈 정도로 부유하다 하더라도 사재를 축적하지 않고 널리 베풀면서도 가난해질까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러하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물은 실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유형이다. 이는 재상급 인물이다. 역사 속에 훌륭한 재상을 현상(賢相)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를 척도로 역대 총리들을 재어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대성(大聖)에 대해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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