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안일한 지도부와 비겁한 가결파의 결사적인 표 카운팅 결과’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장기간 단식이라는 큰 변수에도 가결표가 많이 나온 이유는 뭐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들었다.
이에 안 의원은 “먼저 지도부가 안일했다. 전쟁의 시기에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광온 원내대표께서 왜 이걸 당론으로 정하지 못했는지 저는 납득할 수 없다. 당론으로 정했다면 이탈표가 10표 이내로 나왔을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김민석 정책위의장이 고민하고 있는 의원들을 자극하게 될까봐 당론으로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고 하자 안 의원은 “당이라는 것은 정치 결사체”라며 “손해 볼 수도 있고 유리할 수도 있겠으나, 자당의 당대표를 구속시키려고 하는 검찰에 맞서서 당의 입장을 의원들이 정하지 못한다면 당나라 당이다. 그래서 지도부가 안일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또 다른 이유로 ‘가결파’의 조직적 카운팅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표결 전날과 표결 오전에 가결파의 리더격 되는 분들이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표 단속을 하고, 소위 말하는 표 카운팅을 조직적으로 한 움직임이 포착이 됐다”며 “지도부는 안일했고, 반면 가결파는 결사적으로 표 카운팅을 했으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심리적으로는 이미 분당된 거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가결파와 부결파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까지 될 것 같다. 갈수록 내홍이 더 예상이 된다”며 “문제는 어느 누구도 헤어질 결심은 하지 않는다. 즉 분당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했다.
이어 분당 가능성이 없는 이유에 대해 “가결파를 앞장서서 이끌 만한 용기 있는 리더가 없다. 그분들이 나서서 ‘나는 왜 내가 가결을 했고, 이후에 당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고 수습하겠다’ 그런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그러지를 않는다”며 “그저께 의총장에서도 한 30분 발언을 했는데 가결시켜야 된다는 의원들은 두세 분밖에 없었다. 숨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최악의 정치는 비겁한 정치라고 본다. (가결파에) 용기 있는 리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원외 모임에 사무총장이 나서서 끝까지 정치생명 끊겠다, 또 공개적으로 수박 명단이 돌기 때문에 숨어 있는 게 아닌가’라는 물음에 “정치라는 게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거 아니겠나”라며 “당원들에게 이야기를 해야 된다. 강성 지지자들이건 누구건 간에 토론을 하고, 또 앞으로 어떤 대안을 갖고 있어서 이런 초유의 사태에 가담을 했는지 떳떳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이러지 않으니까 이건 비겁한 정치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이 상태에서 기각과 구속 두 가지 예상 시나리오를 상정해 추후 당의 상황이라든지 이 대표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것은 좀 성급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다 죽어가는 야당 대표를 영장실질심사하고 구속시키겠느냐. 그렇게 되면 저는 굉장히 역풍이 불 거라고 본다”며 “이 대표의 건강이 회복된 후에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