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여력 늘어도 무용지물…먹거리 물가는 두 배 더 뛰었다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11.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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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가처분소득 3.1% 증가…가공식품·외식 물가는 각각 6.3%·5.4%↑
먹거리 물가 상승률, 5분기 연속 가처분소득 증가율 웃돌아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97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1% 증가했다. ⓒ 연합뉴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97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1% 증가했다. ⓒ 연합뉴스

올해 3분기 먹거리 물가가 5∼6% 상승하는 동안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은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에 못 미치는 등 장바구니·외식 물가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평균 397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1% 증가했다. 가처분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을 뺀 액수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같은 기간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동일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의 3분기 물가 상승률은 6.3%와 5.4%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가처분소득 증가분에 비해 먹거리 물가가 훨씬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 등으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14.2%로 먹거리 물가 상승률보다 높았으나 이후에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0%로 급감한 후 2∼3% 수준에 머물다가 올해 2분기에는 -2.8%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 7∼9% 수준에서 올해 3분기에는 5∼6% 수준으로 소폭 둔화하긴 했으나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올해 3분기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2.6%인 53개의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3.1%)을 상회했다.

73개 품목 가운데 드레싱이 28.9%로 가장 높았고 고추장(24.1%), 치즈(19.8%), 잼(18.8%), 어묵(18.3%) 등 23개 품목도 10%를 넘었다. 아이스크림(13.0%), 커피(12.5%), 생수(10.0%), 라면(9.4%), 우유(9.4%), 빵(6.6%) 등의 물가 상승률도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외식은 39개 세부 품목 중 3개를 제외한 36개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피자가 11.8%로 가장 높았고 햄버거(9.1%), 오리고기(외식, 7.7%), 구내식당 식사비(7.7%), 김밥(7.4%), 떡볶이(7.1%), 라면(외식, 7.0%), 죽(외식, 6.9%) 등도 일제히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특히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먹거리 부담은 더 컸다. 올해 3분기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1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불과 0.6% 증가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832만원으로 3.1% 확대됐다. 3분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10.5배, 9.0배를 기록했다. 이는 5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대비 각각 2.0배, 1.7배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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