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서 병력 점진 철수”…저강도 장기전 시사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1.02 13: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개 여단 단계적 철수…경제 회복 측면도 반영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공개한 가자지구 투파에서 작전 중인 군인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12월26일(현지 시각) 공개한 가자지구 투파에서 작전 중인 군인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단계적 병력 철수를 공식화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향후 몇 주 이내에 5개 여단, 수천 명의 병력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철수한 병력 중 일부는 기지로 복귀해 추가 훈련 또는 휴식을 취하고, 예비군은 집으로 돌아간다.

이번 병력 철수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박으로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한 저강도 군사작전으로 전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행해지는 것이다. 미국은 지속해서 이스라엘에 고강도 전면전을 멈추고 정밀 타격 중심의 저강도 전투로의 전환을 촉구해왔다.

AP 통신은 이번 병력 철수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저강도 장기전을 위한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조치”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날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자국군이 “올해 내내 이어질 장기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며 “30만 명의 예비군 병력 중 일부가 점진적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하가리 소장은 “전쟁의 목표는 장기간의 전투를 필요로 하고 우리는 이에 따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하가리 소장은 일부 병력 철수가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반영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의 일부 병력 철수 발표는 이스라엘 대법원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주도의 우파 정부가 추진해온 ‘사법부 무력화’ 핵심 입법을 무효화한 가운데 나왔다.

2022년 말 재집권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부는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사법 정비 입법을 강행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극심한 정치·사회적 혼란이 일었다. 이스라엘군 전력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일부 예비역들도 사법 정비 입법에 반발해 복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AP 통신은 사법 정비 계획이 이스라엘 내부 분열의 원인이었다면서 이번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 기습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의 준비 태세를 위협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 NBC 방송은 이스라엘의 이번 병력 철수에 대해 장기전을 대비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짚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성명을 발표하며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예비군은 집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업무를 재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예비군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면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고, 내년(2024년)에도 다음 (군사) 활동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다”며 “전투는 계속될 것이므로 우리는 여전히 그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몇 명의 병력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전쟁이 발발한 직후 약 3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으며, 이 중 다수가 가자지구에서 전투에 참여해 왔다.

이런 조치는 이스라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다수의 기업들은 노동력을 대거 잃은 후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