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일가, 주식 담보 비중 32%…롯데, 77%로 최대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2.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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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대기업 총수 일가 주식 담보 대출액 7.2조원
삼성家, 1년 만에 1.5조원 증가…상속세 납부 이유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연합뉴스

대기업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비중이 32%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에서도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비중이 76.9%까지 올라 가장 높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72곳 중 상장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한 57곳을 조사한 결과, 1월 말 기준 대출 등으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28조9905억원 상당이라고 7일 밝혔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 90조3720억원의 32.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월 말 기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전체 주식 담보 대출액은 7조1908억원으로, 2022년 말(5조1681억원) 대비 2조227억원(39.1%) 늘었다. 담보 비중이 높으면 담보유지비율 규제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 노출도가 크다.

주식 담보 비중이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곳은 롯데 총수 일가로 2022년 말 담보 주식 비중이 49.9%였지만, 1월 말 기준으로 76.9%까지 올랐다. 롯데 총수 일가는 이 기간 추가로 1002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2위는 아이에스지주(70.7%)로 총수 일가가 지난 1년간 70억원의 대출을 상환했음에도 오히려 전체 보유 주식에서 담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0.9%포인트 상승했다. 3위는 DB 총수 일가(58.3%)로 2022년 말 담보 주식 비중이 65.1%보다는 6.8%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한화(56.7%), 한진(55.3%), HD현대(52.2%), SK(50.6%), 삼성(50.4%), 코오롱(48.6%), 금호석유화학(47.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식 담보의 비중의 증가 폭은 HL이 가장 컸다. HL은 2022년 말 주식 담보 대출이 0원이었지만 지난 1월 기준 200억원을 대출을 받아 주식 담보 비중 증가율이 39.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27.0%포인트), 한솔(21.5%포인트) 순으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 일가였다. 삼성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총액은 2022년 말 1조8711억원에서 1월 말 3조3598억원으로 총 1조4887억원 늘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지난 1월 기준 주식 담보 대출액은 1조7500억원으로, 2022년 말(8500억원) 대비 9000억원 늘었다.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387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2017억원의 대출액을 늘렸다. 이들의 1월 말 기준 대출액은 각각 1조370억원, 5728억원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최근 1년간 1490억원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아 총수 일가 개인 금액 증가 4위에 랭크됐다. 이에 따른 대출액은 2022년 말 1880억원에서 지난 1월 기준 3370억원으로 늘어났다.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이 늘어난 주 요인은 상속세 부담으로 풀이된다. 2018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2020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연부연납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 총수 일가 역시 2020년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 데 따른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각각 905억원과 97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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