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은 ‘6월’ 유력…금리 인하 시점 저울질하는 한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2 17: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용 “상반기 내 금리 인하 쉽지 않아”
5월 경제 전망 따라 시점 저울질할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2일 기준금리를 9회 연속 동결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시점이다. 하지만 한은은 상반기 내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예상된 동결이다. 금통위는 물가가 지난달 2%대 후반으로 하락하는 등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안정 목표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관심을 모았던 금리 인하 계획에 대해선 “상반기 내 금리 인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내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지난달 의견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이달 경제 전망이 지난해 11월 전망과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통위 내에선 조기 금리 인하 의견도 나왔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지만, 1명은 현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내수 악화가 심화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5월 금리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다.

금리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한은은 5월 경제 전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가 점진적으로 평탄히 내려오지 않고 국내외 요인에 의해 변할 수 있다”며 “당분간 물가 추세가 예측대로 가는지 확신이 들어야 금리 정책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고, 그래서 5월 전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7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점치고 있다. 금통위의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7월11일에 예정돼 있다. 5월 경제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날 경우 ‘7월 인하’에 나설 명분이 생긴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6월로 전망되는 터라 선제 인하의 부담도 덜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1일(현지 시각) 미국의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연준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현 5.25∼5.5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뒤 연내 총 0.75%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도 연준의 상황이 인하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고 다음에 내릴지 지금 답변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에 금리 인하 분위기가 잡히면 각국이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 통화정책이 외환시장과 국내 경기에 주는 영향을 종합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