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하위 20% 대학 졸업생 임금 격차 최대 1.5배”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2.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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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250인 이상 대기업 비중 14%…OECD 32개국서 최하
상위 20% 대학 졸업생 임금 프리미엄, 40대 초반에 정점
KDI “대기업 일자리 부족으로 입시경쟁…저출산에도 영향”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포커스: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20% 대학교의 졸업생이 하위 20%보다 많게는 50% 가까이 임금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상위 20% 대학교의 졸업생이 하위 20%보다 많게는 50% 가까이 임금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은 이런 과도한 임금 격차가 입시경쟁을 부추기고 지역 불균형 등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포커스: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대기업(250인 이상)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OECD 32개국 중 최하위였다. 중소기업 강국 독일의 경우 이 비중이 41%였으며,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은 그보다 높았다.

통계청 조사에서 300인 이상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은 2021년 기준 전체 종사자의 13.8%, 임금근로자의 18.4%로 집계됐다. 반면 10인 미만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은 전체 종사자의 45.6%, 임금근로자의 30.7%에 달했다. 

고영선 선임연구위원(연구부원장)은 대기업 일자리가 부족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로 입시경쟁을 꼽았다. 상위권 대학 졸업생과 하위권 대학 졸업생 간의 임금 격차가 크기 때문에 대학 입시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2022년 5∼9인 사업체의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했다. 100∼299인 사업체의 임금은 71% 수준이었다.

4년제 일반 대학을 수능성적에 따라 5개 분위로 구분한 후 1분위(하위 20%)부터 5분위(상위 20%) 대학 졸업생의 평균임금을 연령대별로 계산한 결과, 1분위 대비 5분위의 임금 프리미엄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점차 늘었다. 20대 후반(25∼29세)에 25%, 30대 초반(30∼34세)에 34%, 30대 후반(35∼39세)에 46%로 점차 늘어 40대 초반(40∼44세)에는 51%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은퇴 시기와 맞물리면서 45∼49세에 33%, 50∼54세에 10%, 55∼59세에 1%로 낮아졌다.

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은 임금뿐 아니라 정규직 취업, 대기업 취업, 장기근속 등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서는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등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출생도 대기업 일자리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의 작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력 단절 이후 재취업했을 때 일자리의 질은 대체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36.7%p 하락하는데 임시근로자 비중은 9.4%p 늘었다. 고용원 없이 일하는 자영업자 비중도 16.4%p 증가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도 결국 비수도권에 대기업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고 부원장은 짚었다.

고 부원장은 "과도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사회적 이동성을 제고하며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높이고 비수도권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개별 정책분야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공통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규모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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