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강조했던 與, ‘환갑’ 앞둔 공천자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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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기준 공천 확정자 평균 58.1세, 3040 감소
한동훈 ‘세대교체론’, 정영환 “신인 적극 발굴” 무색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 소재 한 카페에서 행복주택 입주 신혼부부, 청년들과 간담회하며 간담회에 참석한 어린이와 장난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 소재 한 카페에서 행복주택 입주 신혼부부, 청년들과 간담회하며 간담회에 참석한 어린이와 장난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28일까지 전국 지역구 253곳 가운데 155명의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공천을 확정지은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이 58.1세로 나타났다. 세대교체와 신인 등용을 강조한 말이 무색하게 4년 전 55.8세에서 더욱 고령화된 것이다. 반면 40대 이하 공천자는 크게 줄어들면서 국민의힘이 ‘현역 불패 공천’에 이어 ‘늙은 공천’을 자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사저널이 28일 국민의힘의 2차 경선 결과까지 포함해 공천 확정자 155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가운데 30대는 4명, 40대는 16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없다. 40대 이하 청년 후보는 총 20명으로 전체 12.9%로 집계됐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40대 이하 비율 19.5%에 비해 6.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40대 이하 20명 중 대부분은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험지’에 배정 받았다. 상대적으로 여당이 강세인 지역에 공천을 받은 인물은 현역인 배현진(41·서울 송파을)‧정희용(48·경북 고령성주칠곡)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검찰 출신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49·부산 해운대갑)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44·경기 용인갑), 핵심 참모 조지연 전 행정관(37·경북 경산), 그리고 친윤(親윤석열) 장예찬 전 최고위원(35‧부산 수영) 등 6명뿐이다.

여성 공천자 수도 10명 중 1명에 그친다. 현재 기준 총 16명(10.3%)으로, 4년 전엔 총 26명(11.1%)이 공천을 받은 바 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첫 공관위 회의를 주재하며 “청년‧여성 인재, 그리고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지난해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며 ‘86 운동권’ 중심의 민주당과 차별화되는 ‘세대교체’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당 공천 상황을 봤을 때, 수치상으로 이들의 약속은 물거품이 된 모습이다. 일각에선 ‘도로 꼰대당’ ‘아재당’이 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정치권에선 청년과 여성의 공천 비중이 낮아진 것은 국민의힘의 ‘현역 불패’ 공천 경향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총선 전 치러질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던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및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안)에서의 이탈표 단속과 개혁신당 등 제3지대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역 물갈이를 최소화하다 보니, 그만큼 정치 신인의 등용문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들이 대거 공천을 받으면서 공천 확정자의 평균 연령도 최근 세 번의 총선 가운데 가장 고령화됐다. 155명 공천자 평균 연령은 이날 기준 58.1세로, 환갑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20대 총선 당시 56.3세였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자 평균 연령이 4년 전 21대 총선에서 55.8세로 소폭 젊어졌다가 이번에 다시 오른 것이다.

‘현역 불패’, 그로 인한 ‘고령화 공천’ 지적이 이어지자 당내에선 청년·여성 공천을 늘리기 위한 고심이 이뤄지고 있다. 세대교체를 위해 과거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제안했던 비례대표 ‘비례대표 당선권에 청년 50% 할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영남권에 오디션 방식의 ‘국민추천제’를 도입해 정치 신인을 다수 발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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