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이종섭 소환 어렵다”…한동훈 “정치질” 연일 맹폭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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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입장문 내고 “포렌식 진행 중…최대한 전력 기울인 뒤 소환”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3월2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종섭 주호주대사 '즉각 소환'에 난색을 표했다. 수사 절차상 아직 이 대사를 불러 조사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연일 공수처를 향해 '정치질' '언론플레이'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수처는 22일 출입기자단에 "수사팀은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점,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대사)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인 뒤 수사 진행 정도 등에 대한 검토 및 평가, 변호인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 소환조사 일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사외압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인 이 대사는 출국금지 조치된 상황에서 호주대사로 임명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공수처는 이 대사가 호주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7일 한 차례 불러 4시간 가량 약식조사 했고 이후 법무부는 이 대사의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그러나 이 대사 출국 후 여당 내에서조차 귀국을 종용하고 자진 사퇴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4·10 총선의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결국 이 대사는 출국 11일 만인 지난 21일 오전 일시 귀국했다. 이 대사와 정부는 형식상으론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두 차례 회의가 모두 화상으로 진행됐고, 대면회의가 급조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종섭 구하기' 논란은 더 커졌다. 

이 대사와 여당은 공수처에 조속한 소환을 재차 압박하고 있다. 

이 대사는 전날 입국하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소환을 촉구하는 입장을 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이 같은 입장을 담은 변호인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사의 '즉각 귀국'을 압박해 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며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그는 "(공수처가 이 대사를 조사할) 준비가 안 됐다면, 이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시끄럽게 언론플레이하고, 직접 입장문을 내는 수사기관을 본 적이 없다"고 공수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도 "이 대사는 사실 소환받은 것도 없다"며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것도 없고 재판받은 것도 없고 기소된 것도 아직 없다"면서 조기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만큼 공수처가 신속히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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