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협박한 70대, 드릴 겨누며 “아내·딸 거주지 알고 있어”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씨를 길거리에서 폭행하고 협박한 남성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당초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단순 폭행·협박 혐의만 적용됐다. 이씨는 원희룡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선거 지원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28일 인천 계양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60대 A씨를, 협박 혐의로 70대 B씨를 각각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이씨가 원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다가 피해를 본 점을 고려해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로 A씨와 B씨를 입건했다.
그러나 이씨가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범죄 피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판단하고 단순 폭행·협박 혐의만 적용했다.
공직선거법 제237조에 따르면, 선거 관련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선거 관련자에는 선거인, 선거사무원, 후보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활동 보조인, 회계책임자, 연설원, 당선인 등이 포함된다.
경찰은 이씨가 원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정식 등록된 선거 사무원은 아닐뿐더러 계양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지도 않아 선거인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한편, A씨는 지난 7일 오전 7시28분께 인천 계양구 지하철 계양역에서 이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2시께 계양구 임학동 길가에서 드릴을 들고 이씨에게 접근해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장면이 담긴 주변 CCTV를 보면, A씨는 뒷짐을 지고 원 후보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옆에 있던 이씨의 허벅지를 가격했다. 이씨가 양손으로 A씨의 손을 잡자 그는 무릎을 들어 올려 또 한 번 폭행을 시도했다.
원 후보에 따르면, B씨는 드릴을 들고 배회하다가 이씨를 발견하고 그의 몸을 잡아끌며 위협했다. B씨는 이씨에게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라며 “두고 보자. 내가 너의 집도 알고 아내와 애들이 어디 사는지도 안다”고 협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할 의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씨에게 실망한 점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가 이들의 처벌을 원하는 점을 밝혀 남성들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