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한동훈 “정치를 개 같이” 발언에 “급한 모양, 귀 씻겠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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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선거운동 첫날 이재명‧조국 “범죄자들” 저격
신장식 “돼지 눈엔 돼지만 보여” 민주 “불안한가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한 위원장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며 “귀 씻고 안 들은 걸로 하겠다”고 반박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한 위원장은 서울 신촌 선거유세 중 “정치는 중요하다. 정치는 여러분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렇기 때문에 정치하러 나왔다. 여러분을 위해, 공공선을 위해 몸을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진 않았다. 다만 발언 직후 “범죄자가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 달라. 제가 바라는 건 그것”이라고 언급해 사법리스크를 갖고 있는 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투표장에 들어가면 다른 것 볼 것 없다. ‘국민’만 보고 찍으면 세상이 바뀌고 범죄자가 물러갈 것”이라며 “범죄자를 정치에서 치워버려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서울 용산 용문시장 사거리로 자리를 옮겨 한 번 더 이 대표와 조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정치는 더 준비된 공익에 대한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 같은 사람은 순전히 징징거리기 위해 정치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감옥 가기 싫고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 받은 것에 복수하기 위해, 사적인 복수를 위해 정치한다. 그게 정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유세 중 이번 선거를 “대한민국이 전진할지 후진할지, 공정해질 것인지 범죄자의 지배를 받을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범죄’ 단어를 20차례 가까이 사용하며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 달라.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건 민생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조국혁신당에선 “거칠어진 한 위원장, 급하긴 급한가 보다”라며 즉각 반박했다.

신장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위원장은 율사를 오래해서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개 같다’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심한 욕이며 여당을 이끄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패션과 언행에 극도로 신경을 써온 한 위원장이 그런 험한 말까지 하다니, 그런 표현은 애견인들의 표는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도 있다”며 “부처님 말씀을 전해드린다. ‘豕眼見惟豕(시안견유시) 佛眼見惟佛(불안견유불)’, 즉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귀를 씻고, 한 위원장의 오늘 발언은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정말 그런 표현을 썼는지 보도를 보고 놀랐다”며 “부쩍 거칠어진 한 위원장의 발언에서 그의 조급함이 느껴진다. 여론의 열세가 불안한가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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