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은 옛말 떴다! 조·동·문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08.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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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중재 청구 건수에서 두각

 
‘조중동’이 ‘조동문’으로 바뀌었다.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에서 중앙일보가 빠지고, 문화일보가 새로 들어간 조동문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주로 청와대 참모들이 이 신조어를 쓴다. 청와대판 ‘올드앤뉴’인 셈인데, 실제로 정부 기관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청구한 내역을 살펴보면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 기관은 2003년 2월25일부터 2006년 8월15일까지 언론중재위원회에 총 5백89건을 청구했다. 재정경제부가 59건으로 가장 많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청구했고, 청와대는 49건이었다(<표 1> 참조). 49건 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이 32건이고, 대통령 자신도 17건을 청구했다.

정부 기관이 청구한 건수를 매체별로 살펴보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나란히 59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문화일보로 39건이었다. 중앙일보는, 청와대와 관계가 나쁘지 않는 매체로 여겨지는 ‘한경대’의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보다 적은 23건이었다. 조동문이라는 신조어가 그냥 쓰이는 것은 아닌 셈이다.

대통령 명의로 청구된 17건만 따로 살펴보면, SBS를 상대로 한 1건을 제외하고 전부 일간지였다. 대통령이 검찰로부터 ‘엑스파일’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조선일보 만평도 정정 보도 청구 대상이었다. 가장 최근에 청구된 내용은 지난 4월14일 접수된 중앙일보를 상대로 한 정정 보도 요청이었다.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을 보고받고 격분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청구했다.

김대중 정부 때 정부 기관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청구한 건수와 비교해보면, 언론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노대통령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정부 기관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한 건수는 73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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