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의 차세대 히어로, 스파이더맨 컴백!
  •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6 14:00
  • 호수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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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을 잃은 스파이더맨의 성장기

‘틴에이저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이 돌아왔다. 이번 무대는 베네치아, 프라하, 런던 등 유럽이다.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친구들과 함께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났기 때문. 그런 그의 앞에 쉴드의 수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가 나타나 도움을 청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조력자이자 낯선 히어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도 함께다. 피터는 수학여행을 즐기는 학생으로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히어로로서 책임을 다할 것인지 기로에 선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하 《파 프롬 홈》)은 《스파이더맨: 홈 커밍》(2017) 이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스파이더맨 솔로 무비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종료된 지금 앞으로의 MCU를 가늠해 보는 중요한 연결고리임과 동시에, 천방지축 10대 히어로의 성장기를 매력적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왼쪽)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오른쪽)피터 파커(톰 홀랜드) ⓒ 소니 픽쳐스
(왼쪽)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오른쪽)피터 파커(톰 홀랜드) ⓒ 소니 픽쳐스

MCU 페이즈3의 최종장

“MCU 페이즈3의 최종장은 《어벤져스: 엔드 게임》(2019, 이하 《엔드 게임》)이 아닌 《파 프롬 홈》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의 말이다. 마블이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새로운 슈퍼히어로들을 선보이고, 그 단계를 ‘페이즈’라는 단위로 나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공식적으로는 《엔드 게임》이 마지막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벤져스는 타노스(조슈 브롤린)를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절반은 소멸했다. 그중에는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도 있었다. 《엔드 게임》에서 다시 모든 것을 바로잡기 전까지 어벤져스들은 괴로운 날들을 보내야 했다. 특히 스파이더맨을 어벤져스 멤버로 발탁했던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한층 무거운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 마음은 이후 토니가 내린 최후의 결정으로 이어진다.

《파 프롬 홈》은 《엔드 게임》 직후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영화는 타노스의 ‘핑거 스냅’ 이후 5년 동안 사라졌던 이들이 어벤져스의 활약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블립’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남아 있던 사람들이나 다시 돌아온 사람들 모두 어쩔 수 없이 생긴 공백인 블립을 받아들이며 현재에 적응 중이다. 피터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상이었던 토니를 잃은 후 심리적으로 방황하지만, 어떻게든 현재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 《엔드 게임》 이후의 상황들. 남은 사람들의 변화. 이걸 다루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페이즈3의 마무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토니 스타크와 피터 파커의 유대감은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이 시리즈를 가르는 핵심이다. 이전과 달리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독자 노선을 걷던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이후 MCU에 합류하면서 가능해진 이야기들을 그린다. 이 시리즈는 스파이더맨과 다른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연결을 그려 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토니와 피터의 관계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번 《파 프롬 홈》은 히어로 선배이자 아버지와 같았던 토니를 잃은 파커가 슬픔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피터에게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의 임무는 두렵고 버겁기만 하다. 아직 10대인 피터에게는 여기저기 어지럽게 출몰하는 악당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일보다 친구들과 즐겁게 유럽 여행을 즐기고, 좋아하는 소녀 MJ(젠다야)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그러나 토니가 피터에게 남긴 어떤 유산은 결국 피터를 변화하게 만든다. 그저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 정도에 머무르고 싶어 하던 소년은 히어로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성숙하지 못한 판단으로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 상황을 바로잡으려 한다. 더는 ‘리틀 아이언맨’이 아니라 그 자신이 온전한 히어로로 성장하는 과정. 《파 프롬 홈》은 그 가슴 찡한 성장기다.

 

두 개 쿠키 영상에 MCU 페이즈4 방향성 담겨

히어로들이 집합과 해체를 반복하는 동안 최근 MCU 영화들의 연결고리는 닉 퓨리다. 《파 프롬 홈》에서도 닉 퓨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피터의 곁에서 히어로의 책임을 피하고 싶어 하는 피터를 자극하는 동시에 독려한다. 제작진의 말대로 “냉전 시절 스파이였던 중년 세대와 수학여행을 즐기고 싶은 10대의 충돌”이 이번 영화의 색다른 재미를 담당한다.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인 미스테리오의 활용도 눈에 띈다. 원작 코믹스에서 이 캐릭터는 스파이더맨의 오랜 숙적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닉 퓨리와 피터에게 우호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마블 스튜디오의 전략이 숨어 있다. 거짓과 진실을 쉽게 구분하기 어렵고 복잡한 시대에 미스테리오가 경고하는 바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이번 영화는 쿠키(보너스 영상)가 총 두 개다. 엔드 크레딧이 전부 올라가기 전 극장 밖을 나선다면, 못 본 것을 후회할 만한 영상들이다. 특히 그중 하나는 앞으로 이 시리즈의 방향이 중요하게 뒤바뀔 것임을 암시하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스파이더맨을 연기하는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이 이후 MCU 페이즈4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파 프롬 홈》 본편 그리고 쿠키까지 보고 나면 확실해진다. 선배 어벤져스들이 일부 퇴장한 자리에서, 앞으로 스파이더맨이 차세대 히어로로서 담당하는 역할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스파이더맨과 미스테리오의 ‘말말말’

각각 스파이더맨과 미스테리오를 연기한 톰 홀랜드와 제이크 질렌할이 한국 개봉을 맞아 내한했다. 이들은 지난 6월30일 국내 팬들과 한층 가까이 만나는 ‘웰컴 스파이더맨 팬페스트’ 행사와 7월1일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코스튬을 거의 완벽하게 구사한 팬들이 놀랍다”고 입을 모았다. 톰 홀랜드는 그간 모든 MCU 영화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함께하다가 이번 영화에서 그 없이 촬영해야 했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아이언맨의 부재도 채워야 하기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전화로 조언을 구했다”는 게 그의 설명. 슈퍼히어로 무비에 첫 도전장을 내민 제이크 질렌할은 “(히어로) 슈트를 입고 촬영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배우로서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고 싶던 타이밍에 이 작품을 만났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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