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되면 ‘비례한국당’ 창당”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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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정책위의장, 기자회견 열고 비례대표 정당 결성 공식화…“당명 등록한 분과 접촉해볼 것”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시사저널 박은숙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시사저널 박은숙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것을 대비한 '비례대표 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2월24일 '4+1' 협의체에서 통과된 공직선거법에 대해 "우리 당은 수없이 경고했지만 반(反)헌법적인 비례대표제를 채택해 지금 시작하고 있다"며 "이 법이 통과되면 곧바로 비례대표를 전담하는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정당 명칭으로는 일단 '비례한국당'을 추진한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알려진 '비례한국당'은 이미 다른 분이 사용하고 있다. 그분에 대해 정식으로 접촉해보려 한다"며 "함께할 수 있다면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를 함께해서 당명을 사용할 수 있고, 뜻이 같지 않다면 독자적으로 우리 당의 독자적 비례정당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이번 총선에서 이 해괴한 선거법이 반헌법적‧반문명적이란 점을 만천하에 공개하려 한다"며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 청와대의 합작에 부역한 위성 정당들이 국회를 대통령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킨 만행을 바로잡고 국회를 살려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례대표 정당은 지역구 의석을 많이 확보하는 정당이 연동형 비례제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이 기존보다 줄어들거나 거의 얻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타개하려는 방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당의 경우 지역구 의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정당득표율이 약 30%라고 가정할 경우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면 109석이 되지만, 비례한국당을 만들면 한국당(지역구 96석)과 비례한국당(비례 29석)을 더해 125석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의장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민주당도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적인 보고가 있는 걸로 알고 있고, 그런 보고서를 제가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도 (연동형 비례제에 따른 비례 의석수 감소에 대응해)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서 임해야 하고, 우리 당도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서 임해야 하고, 비례대표 제도가 오히려 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일회용 선거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비례한국당 창당에 대해 "비용은 얼마 안 들 것"이라고 했다. 비례한국당의 정당투표용지 기호에 대해선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는 적어도 기표의 상위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진행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민주당의 책임 있는 당사자, 청와대 당사자까지 참여해서 사실상 많은 협의를 하고 의사를 주고받았다"며 "합의문에 준하는 문서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민주당 주도의 '4+1 협의체'가 마련한 연동형 비례제가 한국당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정된 데 대해 "막상 마지막 단계에 가면 그 합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합의에 참여한 당사자가 권한이 없는 자라고 들었다"며 "아마 제가 허깨비와 이야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김 의장은 협상이 잘 안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과 도출 과정에 끼어든 비합리적인 사람들의 탐욕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당 등록을 위한 실무 준비를 마쳤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마음만 먹으면 이틀 만에도 할 수 있지만 실무 접촉도 해야 하고 고려할 것이 많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들이 '비례한국당' 관계자와 접촉되지 않을 경우 당명을 어떻게 할지를 묻자 "그것을 알려드리면 또 등록하기 때문에"라고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제 마음 속엔 한 10개쯤 있다"며 "여러분 중에 누가 '비례민주당' 등록해라"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정당이 생기면 한국당 의원들도 옮기는지 묻자 "정당 투표에서 당 순위가 위로 올라와야 한다"며 "투표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정당이 입후보하면 유권자에게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기표 상위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라고 전했다. 

황교안 대표도 당적을 옮기는지에 대해서는 "그것은 비례대표 정당 취지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당 대표가 옮기면 그 당은 실체 있는 정당이 된다"며 "우리 당 지지자가 투표할 때 공천용 정당에 투표하게 만드는 것이고 당선된 뒤 합당 조치해서 우리 당 소속 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들이 시뮬레이션은 다 된 것인지를 묻자 김 의장은 "지난 6월부터 당 내에 수많은 논의가 있었다. 역대 선거에 다 대입해 봤다. 내가 가겠다고 자원한 분도 있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사육사가 동물원에 들어가 고기를 주면 사자는 아양도 떨지만 생이빨을 뽑으려 하면 가만 있겠나"라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 당명이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는 "당명이 바뀐다는 이야기는 언론에서 나왔는데, 확인하기론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12월26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선거법이 통과될 것 같다는 의견에는 "국회에 많은 양심 세력이 있어 반란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몇 표나 나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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