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통과에 한국당 ‘의원직 총사퇴’ 결의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2.3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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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12월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개의를 알리자 발언대를 에워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정권 범죄은폐처 공수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월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개의를 알리자 발언대를 에워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정권 범죄은폐처 공수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 과정에서 배제됐던 자유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한국당은 12월30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공수처 법안을 일방 처리한 데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이날 오후 7시쯤 공수처 법안 처리 직후 한국당은 국회에서 2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특정 정당의 의원직 총사퇴 결의는 지난 2009년 7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여당인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이후 10년5개월 만이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예산안 불법 날치기, 선거법 불법 날치기에 이어 3번째로 날치기가 이뤄진 데 대해 의원들 모두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를 한데 모아 의원직 사퇴를 결의해야 한다는데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의지를 보이기 위해 108명 전원의 사퇴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금의 상황, 우리들이 의원직 사퇴를 할 수밖에 없는, 매우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대단히 유감"이라며 "대단히 큰 분노를 느끼며 앞으로 더욱더 가열차게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모두 통과된 이후에 결의한 의원직 총사퇴가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의지만으로 의원직 총사퇴가 이뤄지기도 어렵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사직'이 현실화하려면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하며 회기가 아닐 때는 국회의장 결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공수처법 통과에 대해 "답답하고 한심하다"며 "이제 의원직 총사퇴도 의미 없다. 야당의 존재가치가 없다면 오늘 밤이라도 모두 한강으로 가거라"라고 당을 거칠게 비판했다. 

그는 "목숨 걸고 막는다고 수차례 공언하더니만 무기력하게 모두 줘버리고 이젠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뭐 한 것이냐. 뭘 믿고 여태 큰소리친 것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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