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을 둘러싼 여야 거물의 혈투가 부산진갑에서 펼쳐진다. 부산 지역 선거를 이끄는 각 당의 선대위원장들이 이 지역에서 맞붙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3선의 현역 김영춘 후보를 내세워 지역구 ‘사수’를 다짐했고, 통합당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을 내세워 영남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진갑의 판세가 4‧15 총선 영남 전체 승패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이번 총선에 명운을 걸었다. 민주당 측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여당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로서 발돋움하게 된다. 통합당측 서 후보에게는 이번 선거가 2년 전 부산시장 선거 패배를 만회하고 당 중진으로서 중앙당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다. 두 사람 모두에게 정치 생명이 걸린 한판 대결인 셈이다.
민심은 팽팽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후보와 서 후보는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월20~21일 국제신문이 폴리컴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34.6%, 서 후보가 36.3%의 지지율을 얻어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였다. 이후 매일경제와 MBN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3월23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김 후보의 지지율은 40.9%, 서 후보의 지지율은 39.0%로 조사돼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3월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서 후보가 41.1%의 지지를 얻어 김 후보(32.9%)에 8.2%포인트 앞섰지만 오차범위 안이다. 반면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43.7%로 서 후보(35.4%)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와 관련해 여론 분석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지난 3월30일 시사저널TV 《여론끝짱》에 출연해 “부산진갑은 상권이 발달한 지역이라 자영업자의 표심이 중요하다”면서 “경제 상황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또 “이 지역의 키는 정근 무소속 후보가 쥐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 후보는 사실상 부산진갑의 마당발”이라며 “보수와 진보를 넘어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김 후보와 서 후보 모두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