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감염성 질병 예방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9.02 15:00
  • 호수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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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되면 치료 어려운 만큼 평소 예방·관리가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시름하고 있다. 바이러스성 질환은 감염성이 높고 변이가 심해 예방과 치료가 매우 어렵다. 고양이에게도 바이러스가 주원인인 감염성 질환들은 그 위험성이 매우 크고 감염 시 치료가 어렵다. 그만큼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소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고양이의 대표적인 전염성 질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알아볼 감염성 질환은 고양이 감기라 불리는 고양이 상부호흡기 질환이다. 칼리시 바이러스와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가 고양이 상부호흡기 감염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부분 기침, 콧물 등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단순히 감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결막염 등 눈병이 동반되는 경우 상부호흡기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길에서 생활하는 어린 고양이들이 눈곱이 잔뜩 낀 채로 눈이 감겨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상부호흡기 질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감염성 질환의 원인체 중 허피스 바이러스의 경우 잠복감염 상태로 존재하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바이러스를 간헐적으로 배출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상부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또한 고양이가 생활하는 공간의 청결을 유지하고 영양상태가 떨어지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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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백혈구감소증, 치사율 최대 90% 

다음은 범백혈구감소증이다. 흔히 범백이라고 불리며 보호자 사이에서는 고양이 흑사병이라 불릴 만큼 점염성이 강하고 치사율이 매우 높다. 어린 고양이가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렸을 때 치사율은 90%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 이 전염성 질병의 원인은 파보 바이러스다. 개와 마찬가지로 설사를 일으키지만 고양이의 경우 혈액검사 때 백혈구 감소가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그 이유는 고양이 파보 바이러스가 림프나 골수 등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에 친화성을 가지며 이로 인해 골수를 억압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파보 바이러스는 감염된 고양이의 분변과 체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고 생존력이 강해 잘 죽지 않으며 일반적인 환경에서 1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 이런 생존력 때문에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된 고양이가 머물렀던 환경은 철저하게 소독하고 바로 어린 고양이를 들이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치료약이 따로 없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며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 질환은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IP·Feline infectious peritonitis)이다. 이 전염성 질환은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는 FIPV에 의해 발생한다.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장 코로나바이러스와 FIP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나뉘는데, 가벼운 설사를 유발하는 장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로 FIPV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열,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 증상을 보이며 크게 습성 형태(wet form)와 건성 형태(dry form)로 나뉜다. 습성 형태는 이름처럼 가슴이나 복부에 체액이 저류되는 특징을 보이며 질병의 진행 양상이 빨라 조기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건성 형태는 내부 장기에 결절성 증식이 관찰되며 습성의 경우보다 질병의 진행이 느려 비교적 오랜 기간 생존한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치료제가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아 여전히 증상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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