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LA 윌셔그랜드센터 지키는 데 1.1조원 투입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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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양호 전 회장 숙원사업…“유동성 영향 없어”
LA 윌셔 그랜드 센터 ⓒ 대한항공
LA 윌셔 그랜드 센터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센터를 지키는 데 1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LA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 중인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에 9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1215억원)를 빌려주는 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진인터내셔널에 제공하는 대여금은 1년 이내에 대부분 회수된다고 덧붙였다. 

한진인터내셔널은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회사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윌셔 그랜드 센터를 재건축해 운영해 왔다. 

한진인터내셔널은 대한항공이 빌려준 9억5000만 달러 중 9억 달러는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5000만 달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호텔산업 경색으로 부족해진 운영자금으로 충당한다. 

우선 3억 달러는 이달 말 대한항공이 수출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이를 다시 한진인터내셔널에 빌려줄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대출금을 전달하는 구조여서 사실상 대한항공의 유동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현지 투자자와 브릿지론(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도 협의 중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보유한 한진인터내셔널 지분의 일부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다음 달 중 브릿지론을 확보해 3억 달러를 상환받을 계획이다. 

나머지 3억달러는 내년에 호텔·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해소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한진인터내셔널이 담보대출을 받아 이를 돌려받는다는 복안이다. 

한진그룹은 2009년 4월 LA 윌셔 그랜드 호텔을 최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변모시키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8년간 총 10억 달러(약 1조1385억 원)를 투입했다. 조양호 전 회장은 2017년 6월 당시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 행사에서 “윌셔 그랜드 센터의 개관은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자 LA와의 약속을 완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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