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놀이터 슬기롭게 사용하기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2 10:00
  • 호수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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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사회화 위해 세심히 통제해야

긴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고 맑은 하늘에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그동안 짓궂은 날씨에 밖에 나가지 못하고 답답하게 집 안에 갇혀 있었던 반려견과 외출하기 좋은 기회다. 가까운 집 근처 산책도 좋고 함께 차를 타고 멀리 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지만, 최근 많이 생긴 반려견 놀이터를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 요즘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려견 놀이터를 많이 만드는 중이다. 검색해 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반려견 놀이터를 찾을 수 있다. 그럼 반려견 놀이터를 방문했을 때 우리 반려견과 다른 반려견을 위해 꼭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우리 반려견이 놀이터를 방문할 정도로 사회화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사람만 보고 자란 반려견의 경우 사람에 대한 사회화는 잘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개들과 어울려 놀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반려견이 접근하면 어떻게 인사하고 어울려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동물에 대한 사회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반려견 놀이터를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 

일부 보호자는 반려견 놀이터에 가서 다른 동물들을 많이 보면 사회화가 되고 점점 잘 어울려 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반려견 놀이터는 목줄을 푼 채로 갑자기 여러 동물들에게 제한 없이 노출되기 때문에 잘 통제되지 않는 경우 오히려 사회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럴 때는 산책을 하면서 여러 동물들과 리드줄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많이 만나고 어울릴 수 있게 해 주는 게 우선이다. 가능하다면 지인의 반려견과 자주 만나 함께 어울리고 익숙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지속적으로 반려견의 상태 확인할 필요 

두 번째는 필요한 물품을 잘 챙기는 것이다. 외출에 필수적인 하네스와 리드줄은 물론이고 배변했을 때 치울 수 있는 배변봉투, 목이 마를 때 틈틈이 챙겨줄 물과 보상을 위한 간식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에 대한 입질이 심한 경우는 입마개를 챙겨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자. 

세 번째는 우리 반려견이 놀이터에서 어떻게 놀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종종 반려견 놀이터에 자신의 반려견을 풀어두고 계속 휴대전화를 보거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신의 반려견을 돌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우리 반려견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불쾌한 상황과 사고에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반려견 놀이터는 대부분 대형견, 중형견, 소형견 등 크기로 구분되어 운영된다. 그러나 반려견 품종별로 성향이 다르고 체격에 따른 힘의 차이도 무시 못 한다. 같은 품종이라도 사회화 정도에 따라 서로 어울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동물들이 한 공간에 풀려 있다보면 원치 않는 접근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통제하지 않으면 다른 반려견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물림 사고로 이어져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따라서 반려견 놀이터를 방문했다면 우리 반려견이 어떤 동물에게 접근하는지 혹은 어떤 동물들이 우리 반려견에게 접근해 어떻게 어울리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무리하게 접근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상황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해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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