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빠른 속도로 확산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영남지역에서 걸러내지 못했던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전파됐다며, 격리해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방역 관리를 개선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부산 북구 장례식장·울산 골프연습장·경북 포항시 교회 관련 19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울산 북구 목욕탕 관련해서도 3명의 변이 감염자, 또 친척모임에서도 3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영남지역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26명으로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울산시는 북구 사우나 집단감염과 부산 장례식장 감염집단에 대한 '유전자 계통 일치도' 검사에서 이상이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집단감염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박영준 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울산의 사우나발 집단감염과 부산 장례식장 집단감염 사이 역학적 연관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전파력이 높은 이유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에 의해서 다수에게 노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의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변이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도 다수 나타나 추가 감염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 영남 지역 중심으로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유행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망에서 감염자 걸러내지 못해 전파 확산
방역당국은 최근 영남지역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방역망에서 걸러내지 못한 확진자가 전파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영국발 변이는 부산과 울산을 중심으로 영남지역에서 발생이 있는 편"이라며 "우리가 거르지 못한 지역사회의 환자들이 전파를 일으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의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역학조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의 퇴원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 추가 전파를 막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23일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확진자는 249명이다. 이중 13건의 지역사회 집단감염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며, 6건이 영남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단장은 "영국형 변이는 전파력이 높을 수 있고, 남아공(남아프리카 공화국) 변이는 백신에 대해 일정한 회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있다"며 "검사 기준에 퇴원 기준을 적용해 좀 더 안전하게 환자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남지역에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방역당국은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 2만여 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단장은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검사에 대해 거제시와 경남권역 질병관리청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후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국내 발생 26건과 해외 유입 10건 등 36건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추가 확인됐다. 36건의 신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국내 발생 431건과 해외 유입 34건 등 465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다. 검출률은 7.7%로 국내 발생이 6.0%, 해외 유입이 29.4%다.
바이러스 유형별로는 영국 변이가 33건(누적 211건),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가 2건(누적 30건), 브라질 변이가 1건(누적 8건) 등이다. 내국인이 31건(영국 변이 28건, 남아공 변이 2건, 브라질 변이 1건)이며 외국인은 5건(영국 변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