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고양이도 기생충 예방이 필요하다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5.09 12:05
  • 호수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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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실내에서 생활하지만 감염 가능성은 상존

매일 산책하는 반려견과 달리 반려묘는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한다. 그래서 반려묘 보호자 사이에서는 고양이의 기생충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잘 인지돼 있지 않은 편이다. 물론 매일 산책하며 외부에 직접 노출되는 개에 비해 집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들이 병원체에 노출될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감염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며 분명 감염될 수 있다. 

고양이는 실내에 있다고 하지만 보호자는 지속적으로 야외활동을 하고 집에 들어오기 때문에 보호자의 옷이나 신체를 통해 병원체가 전달되기도 한다. 심장사상충의 경우 모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실내에 들어온 모기의 흡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산책을 하며 집 밖과 안을 드나드는 고양이의 경우는 좀 더 병원체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기생충 감염 가능성이 크다. 

고양이에게 감염될 수 있는 기생충에는 심장사상충, 톡소포자충, 회충, 촌충 등 내부기생충이 있고 벼룩, 참진드기, 옴진드기 등 외부기생충도 있다. 이 중 심장사상충은 다른 기생충에 비해 잘 알려져 있고, 개에겐 필수적으로 예방되는 기생충성 질환이다. 개에 비해 고양이에 대해 이 기생충의 위험성이 간과되는 이유는 고양이 체내에 들어온 유충이 대부분 성충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죽기 때문이다. 낮은 확률이지만 감염되면 개에 비해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하고 키트를 통해 정확히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 까다로운 경향이 있다. 이 밖에도 장내에 기생하는 회충, 촌충 등은 소화기에 자리 잡아 영양분을 빼앗는 특성을 갖고 있어 체중이 감소하고 기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심한 경우 위장관에 구멍이 생겨 복막염을 유발하거나 극히 드물지만 장폐색 증상이 나타난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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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묘 입양 때 감염 여부 꼭 진단해야  

내부기생충 못지않게 체외에 기생하는 벼룩과 참진드기는 피부에 염증이나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참진드기는 적혈구를 파괴하고 빈혈을 유발하는 바베시아증을 매개하는 기생충으로 감염 시 치명적이고 치료하기도 어렵다. 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고 있거나, 보호소에서 유기묘를 입양한 경우에는 이런 기생충 예방에 대한 필요성이 더 크다. 상대적으로 길에서 활동한 시간이 긴 만큼 이런 병원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반드시 기생충 감염 여부를 진단하고 예방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고, 감염 시 크고 작은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예방할 필요성이 있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감염되고 나면 고통이 따르고 치료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예방이 필수다. 앞으로는 고양이에 대해서도 이런 기생충 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감염되지 않도록 환경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면서 감염에 대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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