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대통령은 나라님”에 김웅 “혁신 아닌 간신, 그만 두시라”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1.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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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당-대통령실 수직적 관계 개선 사실상 거부
김웅 “위원장은 상선 내관? 이제 그만 두는 것이 혁신인 듯”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시사저널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시사저널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사이 수직적 관계를 개선해달라는 당 안팎의 요구에 “대통령은 나라님”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같은 당 김웅 의원은 21일 “혁신이 아니라 간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출범한 이유 중 하나가 수직적 당-대통령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함 아니냐’는 질문에 “나를 자꾸 대통령 머리 위에 올리려고 하고, 김기현 대표 머리 위에 올리려고 하지 마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온돌방 아랫목에서 지식을 배웠고 지혜를 배웠고 도덕을 배웠다”며 “(대통령은) 나라님이다. 당대표는 그 다음으로 중요할 것이다. 그 사람들 머리 위에 올라가서 이래라저래라 상투를 잡으라는 건가”라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세 번 만났는데 질문을 거침없이 던졌고, 거침없이 답이 왔다”며 “내가 아는 윤 대통령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고 권위적인 걸 못 느꼈는데 그 앞에서 말을 못하면 대통령 문제가 아니라 질문 안 한 사람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수직적 관계에 있어 윤 대통령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에도 ‘수직적 당정관계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월권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이끄시는 분이고 거기에 제가 관여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인 위원장의 ‘대통령은 나라님’ 발언에 대해 김웅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나라님이면 위원장은 상선 내관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말 진행된 뉴스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우리 국민은 혁신위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을 꼽았다”며 “심지어 우리 당원의 절반이 그 의견에 동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 절반은 반역을 꾀하는 역도인가. 그럼 나라님인 문재인 대통령은 왜 비판한 거냐”고도 반문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월 28~29일 전국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로, 국민의힘 지지층 47.1%가 대통령과 관계 재정립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어 그는 “인 위원장은 윤핵관의 희생을 요구하셨는데, 윤핵관이 발호(跋扈)하게 된 것은 당정 간의 수직 관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작 고쳐야 할 부분을 못 고치면 그게 안아키(약 안 쓰고 아기 키우기)와 뭐가 다른가. 그게 진짜 마음이 아픈 사람 아니냐”며 “이제 그만두시는 게 유일한 혁신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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