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부터 임영웅까지, 한국인의 삶 녹여낸 가수 24명의 노래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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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노래에 새긴 끝없는 이야기》...노래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누구나 기억 속에 넣어둔 노래가 있다. 시대를 사로잡은 노래도 있다. 노래에 새긴 이야기는 한 개인을 넘어 가족, 시대의 이야기로 대물림되며 우리의 기억 한편에 자리 잡는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모리스 알박스(Maurice Halbwachs)는 “기억은 개인적이지만 사회적인 것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신간 《노래에 새긴 끝없는 이야기》의 저자 이철재 작가는 우리 사회의 집단적 기억을 저장하는 창고 중 하나로 노래를 꼽았다. 노래, 특히 대중가요에는 개인의 사랑과 이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통의 기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책을 통해 한 개인을 넘어 시대와 사회를 사로잡은 우리 대중가요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펼쳐 놓는다.

 

이 작가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대중가수 24명을 꼽았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아침 이슬’ ‘광화문 정동길’ ‘서른’ 등으로 청춘의 아이콘이 된 양희은과 이문세·김광석, 시대를 앞서간 독창적 음악을 선보인 산울림과 송골매, 수많은 명곡을 발표하며 대중과 함께한 나훈아와 조용필, 폭발적인 가창력과 특별한 무대 매너로 청중을 사로잡은 패티김과 정훈희, 그리고 오래도록 함께 익어 가고 싶은 ‘장년의 BTS’ 임영웅 등이 있다. 이 작가는 이들의 대표곡에 담긴 특별한 기억을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이 작가는 저자는 패티김의 ‘이별’과 혜은이의 ‘제3한강교’, 정훈희의 ‘안개’에 스며든 지난날을 회고한다. 또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속 정동길에서 역사의 현장과 조우하고, 동물원의 ‘혜화동’ 가사처럼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대학로를 오간 청춘을 떠올린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을 때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 날들을 아쉬워한다.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가 흘러 나올 때는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느낀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억은 추억이 되어 나훈아, 조용필, 임영웅의 노래 가사처럼 별빛 속에 스며든다.

미국 뉴욕주·워싱턴DC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 작가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조예를 바탕으로 수년 동안 엔터테인먼트 관련 법무에 종사해 왔다. 그는 세계적 연주자들의 공연을 국내에 유치한 바 있다. 이 작가가 자신의 삶을 노래와 함께 풀어낸 이번 신간 《노래에 새긴 끝없는 이야기》는 올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책을 덮으면 시간 여행을 하는 덜컹거리는 기차 속에 몸이 담긴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기차 속에서 나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어땠는지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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