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90% 육박…‘5선 확정’ 푸틴, 종신집권 길 열렸다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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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앙선관위 “개표 40% 기준 87.634%로 1위”
푸틴 “국민·전사들에 감사…러시아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집권 기간 2030년까지 6년 연장…다음 대선 출마도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 러시아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승리를 확정하면서 종신집권의 길이 열렸다.

17일(현지 시각)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가 40% 진행된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634%로 1위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시각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74.2%였다.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에 따르면,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4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87%의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 폼(FOM)은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8%였다고 전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도 80%대 득표율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러시아 대선 역대 최고 득표율이 된다. 현재 최고 기록은 2018년 푸틴 대통령 스스로가 기록한 76.7%다.

브치옴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 외 다른 후보 3명의 득표율을 살펴보면,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가 4.6%,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가 4.2%, 러시아자유민주당 레오니트 슬루츠키가 3%로 나타났다. 무효표는 1.2%였다. 폼 출구조사에서는 하리토노프 4.7%, 다반코프 3.6%, 슬루츠키 2.5%의 득표율을 보였고, 무효표 비율은 1.4%였다. 36.5%에 달하는 유권자가 응답을 거부했다.

이날 대선 종료 후 5선을 확실시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하나의 팀”이라며 투표에 참여한 러시아 국민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또 “오늘 특히 우리 전사들에게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싸우는 군인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며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대선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를 확정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 더 집권기간을 연장한다.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되는 것으로,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집권 기간인 29년을 넘어선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다. 이론상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압도적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2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정당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푸틴 5.0’ 시대에는 추가 징집 등 특별군사작전 정책이 강화되고, 서방과의 대립도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번 러시아 대선은 최초로 사흘간 투표가 진행됐고, 온라인 투표도 도입됐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는 투명한 투표함이 동원되고, 국제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지 못하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도 투표가 시행된 점, 특별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야권 인사들의 출마가 제한된 점 등으로 사실상 ‘답이 정해진’ 선거였다는 점 등이 그 배경으로 거론된다.

서방은 러시아의 대선이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 대선에 대해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라면서 “영원히 통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옥중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최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푸틴 대통령의 압도적인 득표율 예상치에 대해 “현실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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