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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잘 걸렸다” 찬스 잡은 종편들의 협공

조선·중앙, 케이블TV 큰손 CJ 맹공

조현주 기자 ㅣ cho@sisapress.com | 승인 2013.05.29(Wed) 16: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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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는 보도하지 마.” 종합편성 채널(종편)이 유사(類似) 보도 주장을 펴며 CJ그룹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종편을 운영하고 있는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신문사는 연일 CJ E&M이 소유하고 있는 오락 채널인 ‘tvN’의 인기 프로그램들을 유사 보도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유사 보도’가 난데없이 ‘뜨거운 감자’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논란은 중앙일보에서 시작됐다. 중앙일보는 지난 4월30일자 10면에 ‘tvN, 총·대선 때 무허가 선거 방송…방심위 <백지연의 끝장토론> 제재 방침’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tvN의 간판 프로그램인 <백지연의 끝장토론>이 지난해 선거 기간 동안 정치 관련 토론을 방송한 것을 겨냥한 기사였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오락 채널인 tvN 등 일반 채널 사업자(PP)가 선거 토론 같은 유사 보도 방송을 하는 것에 대해 제재 방침을 정하고, 관련 규정 개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보도 기능 없는 일반 PP를 관할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일반 PP 감시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CJ E&M은 방송 사업 부문을 관할하고 있다. ⓒ 시사저널 윤성호
방통위도 ‘유사 보도’ 관련 실태조사

조선일보는 5월10일자에서 유사 보도와 관련된 기획 기사 3건을 실었다. 이날 6면 기획 기사에서 ‘법률상 뉴스 보도를 할 수 없는 케이블 채널, 교양 프로그램으로 포장해 유사 보도 일삼는데…관심도 없는 미래부 “조사할 여력 없다” 뒷짐만’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가 지핀 유사 보도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tvN 프로그램인 <백지연의 끝장토론>은 ‘토론 형태로 사실상 보도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채널의 프로그램인 <쿨까당>에 대해서도 ‘정치·시사적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사적인 보도·논평·해설 성격이 짙다’고 강조했다.

유사 보도는 방송법상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할 자격이 없는 케이블 채널들이 교양이나 오락 프로그램 형식을 빌려 시사 문제에 대한 보도·해설·논평 등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행 방송법 제2조에 따르면, 보도는 국내외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관해 시사적인 취재보도·논평·해설 등의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허가·승인을 받은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보도 전문 채널만 보도가 허용된다.

유사 보도 논란은 방송계의 해묵은 이슈다. 경제 정보·증권 방송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한국경제TV나 MTN, 이데일리TV, 서울경제TV 등도 유사 보도 논란으로 여러 차례 홍역을 앓았다. 종편이 등장하면서 tvN 등 CJ 계열 채널이 공격의 표적이 됐는데, 이를 두고 ‘케이블 공룡’ CJ에 대한 종편의 불편한 심기가 터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평균 1%대 안팎의 시청률과 수천억 원대의 적자 운영으로 생존의 기로에 선 종편에게 CJ 계열 채널들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편이 모기업인 신문사를 앞세워 번갈아가며 ‘CJ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방통위가 정부 교체기에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CJ 계열 채널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1월12일 ‘방통위, 미디어 독과점 논란 CJ법 재추진’ 기사에서 ‘방통위는 1월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미디어 정책 방안을 보고할 계획인데, (관련 업무 보고에)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다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인 일명 ‘CJ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되풀이되는 ‘CJ 때리기’

중앙일보 또한 1월16일자 ‘방통위, 정권 교체기에 CJ 특혜 법안 재추진’이라는 기사에서 ‘방통위가 인수위에 보고할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채널 사업자(PP) 한 곳의 매출이 전체 유선방송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행 33%에서 49%까지 늘릴 수 있게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며 ‘개정안이 확정되면 국내 최대의 PP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보유하고 있어 방송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CJ 계열의 몸집은 더욱 비대해진다’고 주장했다. 결국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보도했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제외됐다.

종편들의 잇따른 공격을 CJ는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까. 최근 방통위가 CJ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보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조선일보가 유사 보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던 지난 5월10일, 방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법상 보도가 금지된 전문 편성 방송사업자의 유사 보도에 대한 실태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태 조사 결과 금지 사항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조치할 것이며, (케이블 채널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협의를 통해 보도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분류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종편의 문제 제기와 방통위가 즉각적으로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 일부 전문가는 “방통위가 죽어가는 종편 살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금 종편이 엄청난 속도로 무너지고 있는데 방통위가 가만히 있겠나”라며 “방통위는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4개의 종편을 모두 허가해줬다. 종편 시작의 장본인인 방통위는 종편을 바로 세울 제도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CJ가 케이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그 아성을 종편이 전혀 뚫지 못하고 있다. 유사 보도를 못 하게 하면 아무래도 종편이 더 커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방송법에서도 교양과 보도 사이에 개념 규정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만약 제재에 나선다면 그 자체로 상당한 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되풀이되는 종편의 ‘CJ 때리기’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종편 매각을 노린 기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는 tvN, Mnet, OCN, CGV, SUPER Action, 캐치온, 올리브, 온스타일, 스토리온, XTM, 투니버스, 온게임넷, 바둑TV, KM TV,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리아, 중화TV 등 다양한 콘텐츠의 케이블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지만 보도 채널은 없다. 보도 부문만 확보하면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구색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CJ가 경영이 어려운 종편 한 곳을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돌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곳이 CJ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그럴 만도 한 게 종편은 개국 이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JTBC·TV조선·채널A·MBN 종편 채널 4사의 2012년 당기순손실액은 총 2760억원에 달한다. 2011년 459억원 손실에 비해 6배 정도 급증했다. 종편이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적자를 계속 감당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때문일까. 종편이 CJ그룹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향후 거래에서 손익 계산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측 “종편 매입은 있을 수 없는 일”

이와 관련해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종편이 모두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곧 포기하려는 종편이 나올 것이고 (유사 보도 논란은) 이것을 넘기려다 보니까 일어나는 ‘기 싸움’이다”라며 “(그런 점에서) 조선일보가 먼저 강하게 치고 나선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종편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했는데 이제는 그냥 버려질 것 같으니까 잘 팔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보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CJ측은 종편 매입 소문과 관련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8년과 지난해 7월 잇따라 “종편·보도 채널을 인수하거나 진출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CJ E&M 관계자는 “지난해 방침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종편 매입에 대한 논의를 따로 진행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CJ는 유사 보도 논란과 관련해서도 “tvN은 방송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으며 방송국마다 토론 프로그램은 교양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방어벽을 쳤다. CJ E&M측 관계자는 “(가장 논란이 된) tvN의 프로그램 <백지연의 끝장토론>은 방송법 시행령 제50조 4항과 5항의 부편성 허용 근거에 따라 방송통신심의규정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편성된 교양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토론 프로그램은 방송법이 정한 ‘국민의 교양 향상 및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교양 프로그램’에 속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대주주인 CJ 적극 공격하는 내막 


   
조선일보의 5월25일자 1면 머리 기사(위), 같은 날 중앙일보의 3면 기획 기사.
최근 CJ그룹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종합편성 채널을 운영하는 신문사들이 앞장서는 모양새다. 조선일보는 5월22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검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CJ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3면에는 ‘CJ 비자금 5년간 별러온 검찰, 새 정부서 다시 칼 뽑다’ 등 3건의 기사를 배치했다. 조선일보의 CJ 관련 보도는 계열사 방송과 주간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융단 폭격’식으로 이뤄졌다. 조선일보가 3월30일자 1면에 ‘CJ家, 해외 미술품 1422억어치 사들여’라는 기사를 내보내자 곧바로 <주간조선>이 ‘CJ와 서미갤러리 왜 고급빌라 거래했나’(4월8일자) 기사를 실었다.

다른 종편을 운영하는 신문사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동아일보 5월22일자 1면에는 CJ그룹의 해외 차명계좌와 관련된 보도(‘檢, CJ 해외 차명계좌 포착 전·현직 임원 명의 200억원대’)가 실렸다. 중앙일보 또한 5월22일자 3면 전체에 ‘CJ 오너측, 해외 비자금으로 자사 주식 차명 매매 정황’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중앙일보가 CJ그룹의 비리 의혹 기사를 적극적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중앙일보는 대주주인 CJ그룹 관련 보도에 신중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회사의 주식 지분율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앙일보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홍석현 회장(지분율 29.40%)과 중앙미디어네트워크(32.86%), 씨제이올리브영(17.59%) 등이 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CJ그룹을 대하는 중앙일보의 태도가 최근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상속 재산을 두고 다툰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과 CJ 관계가 틀어지자 삼성과 가까운 중앙일보 역시 CJ에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2월2일 ‘삼성가 4조원대 상속 소송, 이맹희씨 주장 인정 안 돼’라는 기사를 통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재산 상속 소송의 1심에서 승소한 이유를 상세히 다뤘다. 반면 CJ측에 대해서는 ‘(소송과 관련해) CJ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라고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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