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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국회의장, 우리 손에 달렸다”

문희상·정세균·이석현·서청원 등 국회의장 후보로 물망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5.27(Fri) 13:39:23 | 1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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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 전반기를 책임질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원내교섭단체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더민주), 국민의당이 협상에 들어갔지만 사실상 국회의장은 더민주가 가져가고, 새누리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얻는 흐름이다. 더민주에서 국회의장이 나오게 되면 여소야대였던 16대 국회 후반기의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후 14년 만의 야당 국회의장이 탄생한다. 박 전 의장은 노무현 정부였던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출신이다.

 

이번 국회의장은 시기상 다른 때보다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상을 깨고 더민주가 원내 1당을 달성하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회의장이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20대 총선에서 ‘생환(生還)’한 다선 의원들이 저마다 출사표를 내고 물밑에서 치열한 ‘유세’를 펼치고 있다. 당내 의원들에게 ‘손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식사 자리를 마련해 동료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물밑 유세’가 가열되는 양상이다.

 

더민주에서 국회의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의원은 현재까지 5명이다. 6선의 문희상·정세균·이석현 의원과 5선의 박병석·원혜영 의원이 꼽힌다. 이들은 저마다 “내가 적임자”라며 국회의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 포석’ 전반기 국회의장, 더민주 ‘각축’

 

6선인 문희상 의원은 공천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극적으로 구제받으며 국회에 돌아왔다. 문 의원은 “국회의장을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얘기를 주변에 공공연하게 할 정도로 국회의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이자, 수차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위기를 잠재운 중량감과 안정감, 통합과 조정능력 등을 강조한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주류 친노 그룹’으로 외부에 비쳐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나는 동교동계이기도 하고 친노이기도 하다”며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지 않음을 강조했다.

 

현 국회부의장이자 당내 최다선 그룹 인사인 이석현 의원은 ‘무(無)계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때 당내 분열의 원흉으로 지목돼 온 ‘친노·범친노 계열’이 아닌 자신이 국회의장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은 요즘 동료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장이 꼭 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초선 의원들에게 공을 많이 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57명에 달하는 더민주 초선 당선자 전원에게 손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동교동계’인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에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의 지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은 정세균 의원도 국회의장직에 도전한다. 열세였던 선거를 뒤집고 살아 돌아온 정 의원은 당초 당권이나 대권 도전이 점쳐졌지만 고민 끝에 국회의장직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 승리로 몸값과 인지도가 수직 상승한 정 의원은 여세를 몰아 자신이 국회의장에 유력하다는 ‘대세론’도 등에 업었다. 계파 색깔이 옅다는 점과 국민의당에 있는 동교동계 인사와의 친분도 두텁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당 표심·원 구성 협상이 ‘변수’

 

박병석 의원은 가장 공격적으로 득표전에 나섰다. 그도 이석현 의원처럼 동료 의원들에게 손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직접 의원의 자택까지 찾아가는 ‘읍소 전략’을 펴고 있다. 더민주의 한 초선 당선자는 “박 의원이 집 앞까지 와서 이야기를 했다. 나 외에도 여러 의원들에게 찾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후보군 중 유일한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나야말로 20대 국회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문희상·이석현·정세균 의원보다는 ‘이름값’에서 조금 밀리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원혜영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을 당론으로 제정한 주역임을 내세워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이며 국회의장직에 도전한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었는데, 아직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는 못했다”며 “20대 상반기 국회의장이 돼 ‘대화와 타협의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원 의원은 5월19일 더민주 의원 40여 명을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자택으로 초대해 ‘19대 국회 송별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의장 경쟁자인 문희상·이석현·정세균·박병석 의원도 참석했다.

 

현재까진 정세균 의원이 조금 앞서 있는 모양새다. 매일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4월23~26일 나흘간 20대 총선 당선자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적임자로 두 사람씩 추천해달라’는 항목에서 정 의원이 26.4%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정 의원은 더민주 의원들 사이에서 선수(選數)에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뒤를 이어 문희상 의원(18.4%)이 2위에 올랐으나 주로 3·4선 중진이 선호했고, 초·재선 의원의 지지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새누리당 쪽 몰표를 받은 서청원 의원(16.0%)이었으며, 이석현(12.8%), 박병석(11.2%), 정갑윤(6.4%), 원혜영(2.4%) 의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의장 선출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 진입에 성공한 국민의당 표심이다. 국민의당의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박빙의 승부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희상 의원은 ‘친노 인사’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반면 이석현·박병석·원혜영 의원은 계파 논란에선 벗어나 있지만, 이들보단 대중적인 인지도나 경험 면에서 앞서고 국민의당 인사와도 두루 친한 정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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