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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독주, 넥센 반란, 삼성 추락

프로야구 전반기 결산…전문가 예상 뒤집혔다

배지헌 엠스플뉴스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19(Tue) 12:36:23 | 13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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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달려온 2016 KBO리그가 7월14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반환점을 통과한 2016 KBO리그 전반기를 다섯 가지 테마로 돌아봤다.

 


■두산 베어스 ‘독주’


두산 베어스는 2015시즌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는 아예 시즌 시작부터 독주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기세다. 두산은 시즌 첫 8경기에서 지난해 4강팀인 삼성·NC·넥센을 상대로 4승1무3패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후 한화를 상대로 3연전을 싹쓸이한 뒤, 삼성과 재대결에서도 2전 전승을 거두며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4월이 끝났을 때 두산의 성적은 17승1무6패 승률 0.739로, 16승9패를 기록한 NC에 두 게임 차 앞선 선두. 5월에도 두산은 18승7패를 기록하며 2위 NC와의 격차를 7.5게임 차로 크게 벌렸다. 


전반기 일정이 모두 끝난 14일까지 두산은 55승1무27패 승률 0.671로 2위 NC에 4.5게임 차로 크게 앞서 있다. 산술적으로는 시즌 97승도 충분히 가능한 기세다. KBO리그 역대 최다승팀은 2000년 91승2무40패 승률 0.695를 기록한 현대 유니콘스로, 후반기 두산이 현대의 최다승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의 독주는 강력한 마운드와 타선, 그리고 수비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결과다. 외국인 투수 듀오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좌완 듀오 장원준과 유희관으로 구성된 선발 마운드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두산은 선발투수진 평균자책이 유일하게 3점대인 팀이며, 선발 평균 이닝 5.9로 거의 매 경기 선발투수가 6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선발에 비해 불펜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선발이 워낙 긴 이닝을 책임지는 덕에 불펜진이 갖는 부담이 적다. 커터를 장착해 부활에 성공한 정재훈과 마무리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도 탄탄하다.


1번부터 9번까지 상대 투수가 피해갈 곳이 없는 타선의 힘도 강력하다. 팀타율·팀출루율·팀장타율·팀득점 등 타격 관련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다. 허경민·박건우·김재환·오재일 등 오랜 기간 ‘유망주’로 평가받던 선수들이 한꺼번에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무서운 타격감을 발휘하고 있다. 5월 이후에는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까지 살아나며 타선의 약점을 없앴다. 다른 구단의 한 감독은 “두산의 젊은 타자들은 원래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라며 “지난 시즌 우승을 계기로 마침내 그 잠재력이 천장을 뚫고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도무지 초보 감독처럼 보이지 않는 김태형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구단의 위기관리 능력도 두산이 흔들림 없이 독주하는 비결이다. 

 

 

6월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민병헌이 세리머니를 받고 있다.


■넥센의 ‘반란’과 삼성의 ‘추락’

 


시즌 전 대부분의 전문가는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넥센 히어로즈의 하위권 추락을 예상했다. 심지어 한 방송 해설가는 일간지 설문에서 “넥센보다 순위가 낮은 팀이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단언했다. 그러나 넥센은 이런 예상 혹은 저주를 보기 좋게 뒤집고, 여유 있는 리그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박병호와 유한준의 빈자리는 ‘올스타 유격수’ 김하성의 성장과 고종욱·임병욱 등 신예들의 활약으로 채웠다. 마운드에서도 신재영·박주현 등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해 선발투수 공백을 잘 메웠다. 마무리 손승락의 빈자리는 강속구 투수 김세현이 빈틈없이 대신하고 있다. 넥센은 10개 구단 중 가장 경기 진행 시간이 빠르고 색깔이 뚜렷한 야구를 하는 팀이다. 염경엽 감독과 구단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즌을 길게 바라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넥센이 후반기에도 계속 상위권을 질주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반면 시즌 전 상위권으로 지목된 한화와 삼성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 7연패와 6연패를 한 차례씩 경험하며 4월 한 달을 2할대 승률(0.261)로 마감했다. 김성근 감독의 경기 중 병원행과 벌투 논란, 허리 수술 공백, 투수 혹사, 에스밀 로저스의 부상과 방출 등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6월 이후 타선의 득점력이 살아나면서 일단 전반기 종료 시점에는 최하위에서 벗어난 상태다. 김경언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새 외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와 에릭 서캠프가 합류한 만큼 상위권 진입을 노려볼 만하다는 게 한화 측의 기대다. 그러나 후반기에도 한화가 상위권에 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모 구단 감독은 “한화만 혼자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듯하다”며 “지금 좋은 투수들도 후반기가 되면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며 총력전을 하다 결국 하위권으로 마감한 지난 시즌의 반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5년 연속 시즌 1위’ 삼성의 최하위권 추락도 의외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들의 동반 부진과 부상, 차우찬의 부상 공백, 안지만의 부진 속에 시즌 초부터 어려운 경기를 거듭했다. 선발진에서 윤성환 외에는 5이닝을 버티는 투수가 없고, 불펜에서는 마무리 심창민 홀로 외롭게 버티고 있다. 한때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지는 법이 없던 삼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역전패를 당하는 중이다. 타선도 최형우와 이승엽이 분전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한국시리즈 4연패로 ‘왕조’를 구축할 동안 세대교체와 선수 육성에 소홀했던 여파가 올 시즌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월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넥센의 경기에서 넥센이 11대8 로 승리했다.


■계속되는 ‘타고투저’ 


‘2016년부터 KBO는 10개 구단 모두 같은 업체에서 만든 단일구로 경기를 치른다. 스카이라인 제품은 다른 제조사에 비해 반발력이 다소 약한 편이다. 일각에서 단일구 도입으로 극심한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자가 쓴 시즌 예상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이 예상은 보기 좋게 과녁을 빗나갔다. 2016시즌 현재까지 KBO리그 ‘타고투저’는 지난 두 시즌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 경기당 평균득점, 장타 생산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KBO리그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다. 감독들은 “9회 4점차 리드도 안심이 안 된다”며 투수 운용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 발달, 파워 증가, 리그의 전체적인 투수 고갈 현상이 타고투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일구로 바꾼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도 의문스러운 점이다. 더 큰 문제는 투수 부족 현상이 1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연일 두 자릿수 득점이 쏟아지며 난타전이 펼쳐지는 중이다. 12팀 중 6개 팀의 팀타율이 3할대, 팀 평균자책이 5.00보다 아래인 팀은 상무(4.55)가 유일하다. 타고투저가 앞으로도 오랜 기간 KBO리그를 지배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외국인 선수에 ‘웃고 울고’


올 시즌은 유독 외국인 선수 활약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듀오에 닉 에반스까지 살아난 두산은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에릭 해커가 부상으로 두 달 동안 빠지긴 했지만 에릭 테임즈가 건재한 NC도 여유 있게 2위에 올라 있다. 대니 돈이 좋은 타격을 선보이고 라이언 피어밴드가 로테이션을 지킨 넥센, 메릴 켈리와 헥터 고메즈가 맹활약 중인 SK도 4강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IA는 시즌 전 하위권이 예상된 전력이지만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의 호투와 브렛 필의 변함없는 활약에 힘입어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 선수 농사에 실패한 팀들은 부진하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모두 퇴출한 한화는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지며 최하위권으로 전락했다. 삼성 역시 외국인 선수가 팀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창단 처음 최하위를 경험하는 등 부진하다. 앤디 마르테가 기대치를 밑돌고 외인투수 3명이 부진한 kt도 최하위 그룹으로 내려앉았다. 8위 LG는 루이스 히메네스가 홈런포를 쏟아내고 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며, 롯데 역시 짐 아두치의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퇴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부진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만 후반기에는 각 팀 외국인 사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한화는 메이저리거 출신 에릭 서캠프와 강속구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의 합류로 후반기 안정된 마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도 요한 플란데를 영입해 투수진을 보강했고, 이롬 발디리스가 1군 복귀 후 좋은 타격을 선보여 반등을 노리는 중이다. kt와 LG도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고, 롯데는 짐 아두치 대신 저스틴 맥스웰을 영입해 공격력과 외야 수비 강화를 시도한다.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 구설수


지난해 막바지에 시작된 각종 사건과 사고, 추문이 올해도 KBO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장성우·장시환의 SNS 파문으로 뭇매를 맞은 kt 위즈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야수 오정복의 음주운전 사건이 터지며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최근에는 베테랑 외야수 김상현이 초유의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팀 전력은 물론 구단 이미지까지 크게 손상됐다. 또한 해외원정 도박 파문의 당사자인 윤성환·안지만은 예상보다 빠른 복귀로 논란을 빚었고, 함께 연루된 임창용은 보류 선수 제외 후 KIA와 계약해 7월부터 1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롯데 짐 아두치의 금지약물 적발과 퇴출도 이번 시즌 KBO리그에 남은 얼룩 중 하나다.


한 야구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인기가 커지고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선수들의 경기장 밖 모습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구단마다 선수단 규모가 100명 안팎으로 크게 늘면서 관리도 쉽지 않은 일이 됐다”며 과거와 달라진 상황을 진단했다. 김상현 사태가 터진 후 다른 구단 관계자는 “남 일 같지 않다”는 말로 모든 구단이 선수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과연 2016시즌 후반기는 사건·사고 없이 무사히 지나갈까. KBO와 10개 구단은 지금 폭풍전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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