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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어바웃아프리카] 쿠데타, 그리고 권력

이형은 팟캐스트 ‘올어바웃아프리카’ 진행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27(Wed) 09: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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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Coup d’état), 무력으로 권력을 쟁탈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1799년 나폴레옹1세가 일으킨 군사 쿠데타 ‘브뤼메르 18일’ 이후부터이다. 19·20세기 쿠데타는 독립이후 라틴아메리카에서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을 획득한 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대륙이 쿠데타의 천국으로 떠올랐다. 

 

‘성공한 쿠데타’의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무력을 통해 권력을 찬탈한 것을 그 기준으로 했을 때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성공한 쿠데타는 85건에 이른다. 이른바 ‘쿠데타의 황금기’라 불리는 1970년대에는 26번의 쿠데타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했다. 최근까지도 아프리카 대륙에서 쿠데타가 있었으나 발생 빈도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세네갈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는 1966년부터 1993년 사이에 8번의 쿠데타 발생했다. 한 해에 두 번의 쿠데타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중요한 국가 중 하나인 가나의 경우 1981년까지 총 5번, 부르키나파소는 1980년부터 1987년 약 7년간 4번의 쿠데타가 있었고, 2014․2015년에도 쿠데타가 있었다. 특히 2014년 쿠데타로 1987년부터 27년간 권력을 유지해 오던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권력을 상실했다. 그 역시 쿠데타로 오른 자리였다.

 

 

2011년 우간다 캄팔라에서 열린 대선에서 요웨리 무세베니 현 대통령이 압승해 4선에 성공했다. 무세베니 측의 선거부정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외세에 의한 쿠데타 발생 빈번해

 

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대륙에서 쿠데타가 자주 발생한 이유는 뭘까. 불안정한 정치 환경과 같은 내부요인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으나, 외부 세력의 개입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냉전시대에는 미국의 CIA, 소련의 KGB에 의해 쿠데타가 지원되기도 했다. 미국․소련 외에도 유럽․중국 등 강대국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권력과 반권력 세력 사이에서 그들의 입맛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권을 유지시키거나 탈취했던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1960년대에 대부분 독립을 획득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존 식민지 국가에 영향력을 뻗치고 종속관계를 유지하고자 했다. 때문에 독립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과거 식민 종주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종속관계로부터 탈피, 진정한 독립을 원하는 지도자가 나오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지도자가 등장하면 쿠데타를 통해 제거하고 다른 권력자를 세우기도 했다. 

 

 

프랑스 심기 건드린 토고 초대 대통령, 군부에 의해 암살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발생한 최초의 쿠데타는 1963년 1월 토고에서 발생한 쿠데타다. 이 쿠데타로 토고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고 초대 대통령 실바뉘 올랭피오(1902.9.6~1963.1.13)가 살해된다. 그는 1960년 4월 토고가 독립을 획득했으나 프랑스에 의해 설계된 ‘프랑 존(Franc Zone)’에서 벗어나는 것이 완전한 독립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감추지 않았다. ‘프랑 존’은 서아프리카 8개 국가로 구성된 서아프리카 통화 동맹(UMOA)이다.

 

올랭피오 대통령은 또한 1962년 알제리 전쟁에 토고 군대의 참전을 제안한 프랑스의 요청을 거부했다. 강대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독립 국가가 되기 위해 중립 노선을 택했던 실바뉘 올랭피오의 행보는 프랑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올랭피오 대통령은 결국 야싱베 에야데마 장군이 이끄는 군에 의해 살해된다. 야싱베 에야데마는 즉시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앉고 니콜라 그뤼니츠키를 대통령으로 지명하지만, 1967년 1월 또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후 2005년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했다.

 

 

쿠데타로 사라진 부르키나파소 혁명의 아이콘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쿠데타가 발생한 부르키나파소, ‘정직한 사람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이 나라에는 지금도 혁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 토마스 상카라(1949.12.21~1987.10.15)가 있었다. 그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잔재와 부정부패 청산을 내세워 대중의 지지를 받아 쿠데타를 일으켜 33세에 대통령이 된다. 

 

그는 국명을 ‘오트볼타’에서 ‘부르키나파소’로 변경하고 사회 전반에 급진적인 개혁정책을 실시했다. 대외정책은 반제국주의를 중심으로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등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도록 했다. 그의 존재는 프랑스 고위층에 눈엣가시였고, 기득권층에게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결국 그의 동료 블레즈 콩파오레가 주도한 쿠데타에 의해 실각하고 살해당하면서 그의 혁명적 정책들 또한 새로운 권력에 의해 사라진다. 

 

 

1회 이상 쿠데타 발생 지역. 이형은 제공


 

 

 

시신까지 녹여버린 ‘잔혹’ 쿠데타, 콩고민주공화국

 

주기율표의 모든 원소가 생산된다고 할 정도로 풍부한 지하자원을 자랑하는 아프리카 대륙의 심장, 콩고민주공화국 역시 쿠데타의 상처가 깊이 새겨있다. 이 나라의 독립 운동가이자 초대 총리인 파트리스 루뭄바(1925.7.2-1961.1.17)는 독립 직후 카탕가 사태로 국내 정세가 불안해지자 유엔에 도움을 청하지만 답변을 얻지 못한다. 

 

루뭄바는 소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콩고 민주공화국이 소련의 우방이 될 것을 우려한 미국은 루뭄바 제거 작전을 펼친다. 참모총장이었던 모부투 세코(1930.10.14-1997.9.7) 세력은 미국 CIA의 지원을 받아 루뭄바를 추방하고 실권을 장악한다. 루뭄바는 벨기에와 미국의 묵인 하에 모부투의 군사들에 의해 총살당하고 그의 시신은 염산에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모부투는 1965년에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이 되어 32년간 권력을 유지하지만 그 또한 1997년 로랑 카빌라가 일으킨 쿠데타에 의해 권력을 상실한다. 

 

 

법 개정 통한 장기집권 ‘헌법 쿠데타’

 

아프리카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세력은 또 다른 쿠데타로 인해 실권할 때까지 장기집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을 경우 아프리카 연합 등 국제단체에서 그 정권을 인정해 주지 않는 분위기다. 무력 등 비민주적 절차에 의해 정권을 잡고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단 권력을 잡으면 30년 이상 그 권좌에 앉아 내려오지 않는 권력자들이 있다. 이들은 임기 제안을 거부하며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이나 법률을 개정하면서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택한다. 일명 ‘헌법 쿠데타’. 그들의 장기 집권 비결이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대통령이었다 실권한 뒤 내전 승리로 1997년부터 대통령으로 복권된 콩고공화국의 사수 응게소 대통령이 ‘헌법 쿠데타’를 일으켜 장기집권하는 경우다.

 

콩고공화국의 헌법은 대통령 임기 7년 중임까지 허용하고 있고, 70세까지 나이 제한이 있었다. 그는 3선 도전을 위해 작년 2015년 10월, 5년 임기에 3선까지 가능하게 하고 70세 나이 제한을 없애는 것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 헌법 개정에 성공했다. 물론 부정투표 의혹이 있었지만 국민투표 과정과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야당 및 국민들의 탄압으로 이어지며 응게소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듯해 보인다.

 

 

35년 이상 장기집권자 아프리카에만 3명

 

현존하는 아프리카 권력자 중 35년 이상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권력자는 세 명이다. 적도 기니의 테오도로 응게마 대통령,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대통령 그리고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다. 이들은 모두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을 개정했다.

 

우간다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2005년에 헌법을 수정했고 올해 2월 대선에서 당연히 연임에 성공했다. 조셉 카빌라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2016년 12월에 끝나는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정부에서 대선을 미루는 가운데, 지난 5월 헌법재판소에서 대선이 연기될 경우 대선을 치룰 때까지 조셉 카빌라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라고 결정을 내렸다. 물론 대선이 치룰 수 있는 그 ‘때’가 ‘언제’인가가 관건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헌법 쿠데타’가 유행처럼 퍼져가는 가운데 나이지리아 대통령 굿럭 조너선이나 나미비아의 히피케푸니에 포함바 대통령처럼 헌법이 보장한 임기가 끝난 후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권력을 이양하고 대통령 자리에서 퇴임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의 뜻과 헌법을 준수하는 이러한 사례가 국민의 뜻과 헌법의 힘을 빌려 펼쳐지는 ‘헌법 쿠데타’의 유행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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