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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장묵의 테크로깅] 드론이 귀갓길 안전 책임질 수 있을까

커넥티드 시티 표방한 2030년 서울의 모습…도시 간 경쟁 가속화

강장묵 고려대 정보창의교육연구소 교수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12(Fri) 17:06:06 | 13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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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8월의 어느 아침. 출근 중인 L양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갑자기 비가 내리는 바람에 곱게 화장을 한 얼굴의 마스카라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L양은 이 위급한 상황을 서울시에 알리고 구조요청을 하기로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

 

정답은 ‘가능하다’다. 여름에는 커다란 그늘 차양막을, 비가 내릴 땐 파라솔처럼 펼쳐지는 우산 지붕 아래에는 키오스 시스템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공공장소 등의 디지털 기술로 제어되는 옥외광고, 정보 공유 미디어를 뜻함) 폴이다. 2030년 이 현란한 옥외 광고는 단순히 광고만 하지 않는다. 서울시와 공동으로, 광고 수익은 기업이 받아가지만 시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기업이 가진 최신 기술로 무료 서비스를 해 주는 곳인 것이다. 

 

L양은 ‘깜박 잊고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서울시가 설치한 ‘디지털 해우소’에 요청한다. 2분도 안 돼, 깜찍한 ‘배달의 달인’ 로고가 새겨진 우산이 배달된다. 이렇게 빨리 배달된 데는 ‘드론’의 역할이 컸다. 우산 또는 응급약(심장발작을 일으킨 서울 시민 A씨는 얼마 전 드론이 배달한 알약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심지어 구명조끼(작년 장마 시즌에 불어난 물 구경을 하다 한강에 빠진 시민에게 구명조끼를 배달해 준 드론)까지 모두 소형 드론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무료로 전화통화를 해 준다?

 

2020년 ‘배달의 한민족’이라는 O2O 업체(온라인 투 오프라인)가 있었지만, 잦은 드론의 배달 사고(커다란 드론이 머리 위로 붕붕 떠다니자, 이를 염려한 시민의 불안과 추락사고)로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반면, ‘배달의 달인’은 후발업체였음에도 서울시와 공동으로 시민의 불편을 돕는 선순환 배달을 시작하면서 드론에 대한 신뢰를 쌓아 나갔다. 최신 기술에 대한 시민의 거부감도 줄이고 서울시를 통해 공공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준 덕에, 2030년 부동의 1위 배달업체가 됐다.

빗속을 뚫고 회사에 돌아온 L양은 점심식사 후, 스마트폰을 놓고 나온 것을 깨달았다. 이곳저곳 개인적으로 전화할 곳이 많은데, 난감하다. L양은 근처에 있는 서울시 미디어 폴(거리에 세워진 형태로서 광고 등이 나오거나 시민 편의를 돕는 미디어)로 향한다. 미디어 폴은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미래의 무료 핫 스팟인 것이다. 

 

동시에 인터넷 전화, 2030년에 무선 소통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한 ‘카시오 톡’ 등의 화상통화까지 무료다. 2030년은 전화기를 개인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인 것이다. L양은 가방 안에서 헤드폰 셋을 꺼내 통화를 하거나 미디어 폴 안에 있는 무선 전화기를 들고 근처 카페에서 전화를 건다. 지나는 행인은 자신의 스마트 디바이스(스마트폰, 노트북, 웨어러블 장신구, 구글 안경 등)를 무선 충전 중이다. 

 

서울시는 2020년부터 10년 동안 장기 계획을 가지고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y·도시 내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구현해 왔다. 그 결과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 등은 누구나 무료로 인터넷과 전화를 하거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온 관광객 K씨는 커넥티드 미디어 폴을 보고 길을 찾거나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물론 커넥티드 미디어 폴 역시 중국 관광객에게 호텔·우버 택시·배달음식·식당 등을 홍보하고 그 광고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버 택시는 공유경제 모델을 알리고 우버 택시의 선한 사용 경험을 나누고자, 관광객 대상으로 ‘긴급 차량 도우미 서비스’와 주요 관광지 무료 투어를 서비스한다. 

 

L양은 퇴근시간이 되자, 돌아갈 길이 걱정이다. L양의 집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살아 있는 계단 많은 골목 귀퉁이에 위치해 있다. 큰길을 벗어나면 밤길이 위험하다고 느껴지기에 걱정인 것이다. 지난주 발생한 인근의 성폭력사건 용의자가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는 뉴스도 마음에 걸린다.

 

이럴 땐, 서울시에서 설치한 ‘디지털 해우소’ 서비스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디지털 해우소는 안전 드론을 L양의 머리 위에서 쫓아오게 한다. 2030년에도 드론은 배터리와 성능 그리고 가격의 문제로 오랜 시간 공중에 떠 있기가 쉽지 않았다. 많은 거리를 날려면 드론 가격이 올라가는 단점(드론의 무게와 덩치도 커지고 소음도 높아 시민들에게 거부감을 주었다)도 있었다. 그러나 큰길에서 출발해 L양의 집까지는 500m 이내 거리다. 이 정도 거리를 사람의 보행 속도로 따라가면서, 영상을 30분 내외로 저장할 수 있는 드론은 작고 앙증맞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만약 범인이 다가오거나 범죄가 예상되면 경고 방송과 조명이 켜지고 실시간으로 지구대에 연락을 하게 된다. 순찰차량의 예상 도착시간은 신고 후 3분 이내다. 

 

이렇듯 2030년에는 국가보다 도시가 더 중요하고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하다. 뉴욕시로 들어가면 물값이 무료더라, 서울시로 들어가면 택시요금이 한 달에 2~3차례 무료더라, 런던으로 들어가면 의료보험이 무료더라, 도쿄로 들어가면 무엇이 무료더라 등과 같은 도시 유인 정책이 성행한다. 

 

 

우범지역은 누가 지켜주나?

 

특히, 각 도시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로 빠져나가는 시민을 잡고 도시 안의 공존과 생태 문화를 심기 위해, 공유경제를 적극 활용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에 대한 우려를 도시와 연계한 무료 체험 서비스로 바꾸어 관광객에게 호평을 받았다. 드론 추락 등의 문제를 시민 안전과 도우미 서비스로 해결한 것이다.

 

이와 같은 도시의 생활비용(안전·주거·교통·통신 등)을 낮춤으로써 도시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통신 요금을 내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생태 도시(디지털 자급자족 환경)가 2027년 시장의 정책으로 제안됐다. 

 

시골로 내려가는 이들이 열 평 남짓의 땅으로 유기농의 신선한 야채를 자신이 직접 길러 먹을 수 있었던 것처럼 도시에 오면 인터넷·전화·수도 등 공공요금이 무료인 것이다. 심지어 자동차 도로 위에 태양열을 집적할 수 있는 페인트를 칠하고 이로부터 수집한 에너지를 도시의 어려운 이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도시도 생겼다. 

 

국가 간의 경쟁에서 도시 간의 경쟁으로 옮겨지면서, 국민이라는 개념보다 시민 그리고 그 안에서의 문화와 커뮤니티가 소중한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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