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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권고치, 담배 8개비 피우는 것과 같은 수준”

[인터뷰] 조승연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 “제대로 점검하면 해결 가능한 게 라돈”

김종일 기자·박소정 객원기자 ㅣ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9(Mon) 17: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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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라돈(Radon) 가스가 400곳이 넘는 초·중·고등학교에서 기준치(148㏃/㎥) 이상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유해물질인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이지만, 무색·무취해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없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기 쉽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라돈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양한 연구와 강연을 통해 라돈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는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연세대 자연방사능 라돈안전센터장·환경보건센터장을 맡고 있기도 한 조 교수는 어릴수록 라돈 흡수율이 높아 장시간 노출되는 교실 내 라돈은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라돈 문제를 다루는 교육부의 관리·감독 방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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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은 얼마나 위험한가.

 

“라돈은 1급 발암물질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라돈의 발암성은 이미 확인됐다. 라돈 적정 권고기준(148㏃/㎥)을 보자. 148㏃/㎥의 위험성은 담배 8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다. 간접흡연이 아니라 직접흡연이다. 그 영향은 폐암으로 나타난다. 미세한 라돈은 나노 사이즈로 몸에 들어와 피를 통해 온몸을 돌아다닌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라돈이 여성 혈액암, 피부암, 뇌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발표도 나오고 있다.”

 

 

라돈은 무색·무취해 주변에 없는 것 같다.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땅에 붙어 있는 단독주택의 33%가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다. 라돈은 90% 이상 주변 토양에서 나온다. 바로 토양에 인접해 있는 지하에서 많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 3층 이상은 콘크리트·모래·자갈 등 건축 자재에서도 나온다. 라돈은 유체(流體·액체와 기체를 합쳐 부르는 용어)다. 라돈은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건물 바닥·자재를 통해 실내로 들어온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많은 초등학교가 라돈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 학생들에게 라돈이 더 위험한가.

 

“그건 상식이다.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신진대사도 빠르고 흡수율도 높다. 흔히 어린이·여성·노인을 민감계층이라고 한다. 라돈이든 미세먼지든 민감계층 사용시설들은 특별히 강화해서 관리하게 돼 있다. 당연히 학교 내 라돈은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학교 실내 라돈 문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슈다.

 

“맞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건강한 20대가 주로 모이는 군대는 라돈 저감 사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라돈의 위험성을 알기에 국방부는 매년 적잖은 예산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2010년 전후 공공기관과 학교를 대상으로 라돈 점검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 정부 저감 시범사업에 저도 참여했다. 그때 웃지 못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고농도 라돈이 검출돼 저감 사업을 도와주려고 했더니 학교 측이 완강히 거부했다. 안 좋은 소문이 퍼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주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들었다. 지금이라도 이런 인식은 꼭 바꿔야 한다. 라돈은 재산권보다 훨씬 중요한 국민 건강권이 달려 있는 문제다. 또 라돈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라돈은 측정 가능하고 저감시설 도입 등을 통해 그 수치를 쉽게 낮출 수 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다들 감추려 하는지 모르겠다.”

 

 

라돈 수치는 어떻게 낮출 수 있나. 환기만 잘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환기를 하면 라돈이 빨리 없어지는 건 사실이다. 바깥 공기가 들어와 섞이면 라돈 수치가 금방 떨어진다. 문제는 최근 환경 변화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자주 못 열지 않나. 환기시설 설치가 중요하다. 고농도 라돈이 검출된 곳은 병에 걸렸다고 봐야 한다. 사람이 병에 걸리면 검진·진단·치료를 차례로 받듯, 라돈도 제대로 된 측정이 중요하다. 그 이후 환기시설 설치나 감압법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된다.”

 

 

저감 조치를 취하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드나.

 

“미국에선 라돈 진단·저감 비용이 평당 3만원도 안 된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환기시설의 경우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보통 30평형용이 100만원 이내다. 이걸 교실마다 다 설치할 필요도 없다. 제대로 점검해서 필요한 곳만 저감 조치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효율적인 저감 조치는 정확한 진단에 달렸다는 얘기 같다.

 

“교육부가 각 학교 라돈 수치를 측정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게 수동형 측정 방식이다. 수동형 측정 방식은 저렴하지만 90일 이상 측정 기간이 소요되고 시간대별 측정이 불가능하단 단점이 있다. 라돈은 시간대나 계절별로 농도 값이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측정해 상황에 맞는 저감 조치를 취하는 게 좋다. 과거의 경우 실시간 측정 장비 구입을 위해서는 적잖은 돈이 들었다. 이젠 20만원 정도면 보급형 점검 장비를 구할 수 있다. 렌털 서비스는 3만원이면 된다. 오히려 정확하게 측정하면 무분별한 저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정확한 측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라돈 문제에서 빠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보건정책의 핵심은 구성원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해 이를 회피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경보를 강화해 마스크를 쓰게 하는 이치다. 그러려면 구성원들이 문제를 인지하게 해야 한다. 요즘은 어린이집도 CCTV를 학부모들과 공유한다. 라돈 문제도 공유로 풀어야 정답이다. 라돈 수치를 학내 구성원 모두와 공유하는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인식의 문제다.”

 

 

학교 내 라돈 관리를 위해 앞으로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

 

“현재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 라돈 측정 과정은 공급자 중심적이다. 정작 중요한 수요자인 학생·학부모·시민은 빠져 있다. 그들을 참여시켜 같이 측정하고 이를 감시하게 해야 한다. 측정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학내 구성원들이 모르니까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100%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참여·공유 정신에 기반한 측정 시스템을 확실히 갖춰야 한다. 제가 계속 라돈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정부나 공무원 등 특정 대상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함이 아니다. 해결할 수 있는 위험에 아이들이 빠져 있는데 어른들이 충분히 돕고 있지 못해 답답해서 그러는 것뿐이다.” 

 

 

 

▶ ‘[기획] 침묵의 살인자 라돈, 당신의 아이를 노린다’ 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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