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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장기 억류’ 케네스 배 선교사 인터뷰

“정상회담 전에 北 억류 우리 국민 송환 노력해야…관계기관에선 20여 명 파악하고 있어”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3(Mon) 14:09:53 | 1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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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선교사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가장 오랜 기간 억류된 미국인으로 기록된다. 배 선교사는 2012년 11월 관광객을 인솔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된 뒤 이듬해 4월 국가전복 음모죄로 노동교화형(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북한은 3차 핵실험으로 미국과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던 때였다. 북한은 과거 지미 카터를 예로 들며 대통령급 특사 파견을 요구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절하면서 오랜 기간 대치를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이는 당사자인 배 선교사였다. 결국 미국은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클래퍼를 북한으로 보내 배 선교사를 735일 만에 구출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배 선교사는 이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해 10월 북한 인권과 통일을 위한 국제 NGO(비정부기구)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NGI)’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NGI는 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전쟁 난민을 돕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초대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 감독을 맡았던 배성서씨가 배 선교사의 부친이다. 배 전 감독은 평안북도 영변 출신 실향민이다. 배 선교사는 중국 내 탈북 난민을 구출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아울러 자신처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이 석방되는 데 국제사회가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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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북한 내 외국인 교화소에 또 다른 외국인이 억류돼 있었나.

 

“풀려나기 일주일 전 매튜 밀러가 들어오기 전까진 나 혼자만 있었다. 교화(敎化)시킨다는 명목으로 철저하게 격리시켰다.”

 

 

금방 풀려날 줄 알았는데, 석방까지 2년 넘게 걸렸다.

 

“결국 정치적인 이유 때문 아니겠는가. 당시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 상태였다. 내부적으론 김정은이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미국을 상대로 기선 제압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당시 주민들로부터 전해 들은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인물이었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로만 봤을 뿐 주민들과 김정은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은 없다. 딱히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장성택이 처형당한 이후부턴 내부 동요가 있는 것 같았다. 조카가 고모부를 그렇게 무자비하게 처형했는데 우리 정서상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거 아닌가. (김정은이) 담력과 배짱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북한 사회에선 충격이었던 거 같다.”

 

 

북한 내부 소식을 꾸준히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로 사정이 힘들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다만 장마당이 위협당할 만한 수준까진 아니다. 문제는 엘리트층이 운영하는 무역회사 수출이 90% 정도 막혔다는 점이다. 수출, 수입이 다 막혔다. 윗단이 막히면서 돈이 안 도니 엘리트층의 불만이 가중돼 있다. 북한 경제는 철저한 상납구조다. 아래서 돈이 올라와 위로 전달돼야 하는데 지금 그게 안 되다 보니 장마당에서 나오는 돈을 마구 갈취하고 있다고 들었다. 군부에 제공되는 식사도 하루 한 끼에 불과해 국경지역에선 군인이 총 들고 와 민간의 식량을 빼앗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의 원성이 목구멍까지 찼다는 말도 나온다.”

 

 

핵 개발에 대한 주민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괜히 쓰지도 못할 핵을 개발해 다 죽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한다. 엘리트층은 그동안 김정은을 운명공동체로 여기는 분위기가 많았다. 김정은이 잘못되면 우리가 잘못된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젠 위에서 내려오는 것(돈)이 없다 보니 운명공동체에서 이탈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자기들끼리 살길을 찾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부에선 과거 ‘고난의 행군’ 때 같은 일이 재현되기 힘들다고 말한다.

 

“제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은 뭐라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6개월 내지 연말까지 제재가 이어지면 확실히 효과가 나타나리라 본다. 우선 기름(원유)이 막히면서 자동차를 가동할 수 없자, 지역과 지역이 연결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윗선에서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면 장마당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지금은 제재를 풀 때인가.

 

“지금은 제재를 풀 때가 아니다. 물론 대화는 이어가야 하지만 말이다.”

 

 

제재와 대화,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한·미 양국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압박을 풀지 말아야 한다. 지금 시간이 부족한 쪽은 저쪽(북한)이다. 만약 미국을 겨냥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이 완성되면 미국도 함부로 북한을 향한 군사적 압박을 할 수 없게 된다. 내 생각에 미국은 빠른 시간 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든, 군사작전을 취하든 둘 중 하나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때문에 북한이 대화 카드를 꺼내지 않았나 싶다.”

 

 

납북자 송환 일을 한다고 들었다.

 

“인권도 문제지만 지금 납북돼 있는 남한, 다시 말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상태로 북한에 억류돼 있는 사람들을 구출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들은 중국에서 활동하다 납치되거나, 북한으로 유인돼 억류된 분들이다. 지금 한국 정부는 한국인 선교사 3명,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 3명 등 총 6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말하는데, 내가 알기로 정보기관에선 20명 이상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분들은 자진 월북이 아니라 납치된 사람들이다. 지금 미국 정부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자국민 석방을 위한 교섭에 나서고 있다. 내 생각으로 북한은 트럼프와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전에 이들을 풀어주려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뭔가. 우리도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전에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베 일본 총리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지 않나.”

 

 

북한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

 

“3명은 이미 공개됐다. 지금 일본과 미국 정부 봐라. 자국민 송환을 최우선시하지 않나. 문재인 정부도 최소한 이들의 생존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 전이나 진행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이분들 송환 문제가 쏙 들어가 안타깝다.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종전협정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해선 안 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미리 보는 4·27 남북 정상회담 연관기사]

▶ “3차 남북 정상회담서 한반도 평화선언 나온다”

​▶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 김정은 압박 위한 고단수?

​▶ ​“모든 功은 트럼프에게, 대신 한반도 평화를 얻어라”

​▶ ​‘北 최장기 억류’ 케네스 배 선교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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