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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vs勞①] 문재인 vs 노동계, 루비콘강 건너나

노동계 “최저임금법 개정안, 최저임금 인상 효과 없애고 오히려 임금 삭감 효과 가져올 뿐” (上)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0(Wed) 08:00:00 | 1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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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월28일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으로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6월5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데 따른 여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6월9일 청와대 앞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를 주장하는 결의대회를 가진 데 이어, 오는 6월30일에는 10만여 명이 참여해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와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국무회의가 열린 6월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악 최저임금법 폐기를 위한 긴급 결의대회’를 개최했고, 최저임금위원회의 한국노총 위원 5명은 모두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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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존중은 간 데 없고 오히려 후퇴”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표했지만, 문재인 정부 1년이 지난 지금 노동존중은 간 데 없고 공약은 후퇴하고 있다”면서 “1700만 명이 든 촛불로 정권을 교체한 것이 새로운 세상을 오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노무현 정부 때인 2005~06년 통과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등과 다름없는 노동악법으로 보고 있다. 파견법과 기간제법이 통과된 이후 노무현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과 마찬가지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와 같은 비정규직법에 대해 ‘잊을 수 없는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의 상처’라고 말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이렇게 말한 사람이 또다시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의 상징이 될 것이다. 개정안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참여정부 때처럼 문재인 정부 역시 노동계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 상여금은 25% 초과분(월 39만원)과 복리후생비는 7% 초과분(월 11만원)이 최저임금에 포함되고 이후 단계적으로 늘어나 2024년에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액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없앨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임금 삭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 측은 “개정안대로 하면 기본급으로 올해 최저임금 월 157만원에다 상여금 없이 식대 11만원, 교통비 10만원 등 월 178만원, 연 2136만원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이 월 10만원가량 올라도 복리후생비 중 7%를 초과하는 10만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므로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전혀 볼 수 없게 된다”면서 “국회는 고임금 노동자를 겨냥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수준을 저하시키는 내용이다. 국회 주장대로 상여금 중 25% 이상 되는 임금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할 경우 상여금을 주로 받는 대기업은 앞으로 몇 년간 최저임금이 올라도 기본급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 그럴 경우 그 돈이 어디로 가겠는가. 노동자 호주머니에서 갑질하는 재벌 대기업 사용자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따라서 이번 국회의 결정은 재벌 대기업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다주는 반노동자적·친재벌적 개악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식비,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사용주에 의해 지급되는 현금일지라도 노동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의 성격을 지닌다. 이를 가계 운영에 사용될 임금으로 간주하고 최저임금에 포함한 것은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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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이번 개정안에서 신설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특례조항’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사용주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과반의 동의 없이도 상여금의 지급 주기를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 측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과반수 노조나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얻도록 한 근로기준법과 서로 충돌되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국회를 통과하고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제대로 된 국회의원도 국무위원도 이 나라에는 없다”면서 “사용주가 마음대로 취업규칙을 고치고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청년 노동자들은 이번 최저임금법 개악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도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의 주장 역시 한국노총과 다르지 않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현재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위헌임을 확인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계획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특례조항은 절차적 민주주의 자체를 무시한 것이다. 한마디로 노동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라면서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위헌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 역시 법률 자문을 통해 “‘최저임금법은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규정함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최저임금이 상승해도 전체 임금의 최저수준이 상승하지 않게 되는 결과를 초래해, 임금의 최저수준 보장을 침해하거나 억제하는 내용이므로 최저임금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특례조항의 경우, 최저임금이 상승함에도 월 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켜 실질적인 최저임금 상승효과를 없게 하는 것은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 또는 신설되는 것이고,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은 근로기준법 94조에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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