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메뉴열기

시사저널

[유럽 난민④] “이곳 힘들어도 ‘돌아가면 죽는다’는 생각이…”

[인터뷰] 독일 난민 4년 차 아프가니스탄 출신 엘함

독일 베를린 = 구민주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5(Wed) 11:00:00 | 1501호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7월4일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아프가니스탄 출신 엘함(24)은 2015년 메르켈 총리의 “난민 무조건 수용” 선언 후 독일로 넘어와 난민 생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피난 전 그는 본국에서 대학 졸업 후 추가 학업을 위해 부모님이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학비를 벌고 있었다. 2013년경 엘함의 형제 중 한 명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에 소속돼 통역가로 일하게 되면서, 가족은 국내 무장세력들로부터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엘함은 “경제 사정 등 여건상 가족 다 같이 피난할 수 없어 혼자 먼저 왔다”며 “가족 생각에 한동안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독일 정부에서 운영하는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 마을 유치원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정부 지원금과 임금을 포함해 매달 약 400유로가 주어진다. 그는 “독일에서의 삶이 녹록지 않지만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머지않아 온 가족이 독일에서 생활하는 것이 유일한 꿈”이라고 밝혔다.  

 

%uC544%uD504%uAC00%uB2C8%uC2A4%uD0C4%20%uCD9C%uC2E0%20%uB3C5%uC77C%20%uB09C%uBBFC%20%uC5D8%uD568%20%u24D2%uC2DC%uC0AC%uC800%uB110%20%uAD6C%uBBFC%uC8FC


 

피난 과정을 설명해 달라.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란 등에서 온 난민 15명이 5인승 차에 타고 터키까지 한 달여를 달렸다. 서로 무릎 위에 두세 명씩 겹쳐 앉아 숨 쉬기도 힘들었다. 터키에선 작은 고무보트에 십 수 명이 끼어 타고 그리스까지 4시간여 바다를 건넜다. 그리스에 도착해 여러 가지 서류를 작성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드디어 유럽 땅을 밟았다. 또다시 헝가리와 세르비아 국경으로 이동해 거기서 ‘가고 싶은 나라’를 선택했다. 독일 뮌헨으로 옮겨졌고 다시 함부르크로 이동해 두 달여를 보냈다. 그 후 마침내 베를린에 최종 배정됐다. 피난에 든 비용은 약 8000유로(약 1050만원)였다.”

 

독일에 처음 왔을 때 느낌이 어땠나.

 

“함부르크에서 두 달, 베를린에서 다섯 달을 큰 체육관에서 살았다. 각국에서 온 난민 200여 명과 부대꼈다. 24시간 시끄럽고 더워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시도 때도 없이 아이들이 울었고 난민들끼리 매일 싸움이 일어났다. 가족이 보고 싶었고 너무 우울했다. 그래도 어렵게 왔으니 적응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우선 체육관을 찾는 자원봉사자와 마음을 열고 가깝게 지냈다. 그러던 중 봉사자 한 분이 작은 컨테이너 집을 구해 줬고 다행히 체육관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독일 정부는 어떤 도움을 줬나.

 

“체육관에서 숙식 제공받을 땐 한 달에 100유로(약 13만원)를 지원받았다. 그 후엔 한 달에 400유로(약 52만원)씩 생계비를 받고 있다. 독일어 학습도 지원해 준다. 난민을 위한 수업이 따로 있고 비용도 무료다. 레벨이 나뉘어 있는데 본인이 배우고 싶은 만큼 배울 수 있다.” 

 

차별을 경험한 적은 없었나.

 

“길에서 ‘Go home’을 외치며 욕하는 사람들은 종종 있다. 처음엔 상처 받았는데 이젠 그냥 무시한다. 이 정부가 나를 받아줬기 때문에 사고 치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난민들이 더 문제 일으킬 확률이 높고 두려운 존재라는 시선은 분명 있다. 그러나 우리를 하나의 난민으로 묶어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보통 사람들처럼 각기 다른 ‘개인’일 뿐이다.”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지금 독일에선 아프간 상황이 예전보다 안전해져 난민들을 돌려보내거나, 혹은 더 이상 아프간 난민들을 받지 않겠다는 얘기들이 많다. 그러나 안전해졌다는 건 그곳 언론에 속는 거다. 여전히 수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으며 어디서든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 안전은 일부 권력자나 부자들만의 것이다. 다시 돌려보내질까 두렵고 그곳에 있는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유럽 난민' 관련기사

☞[유럽 난민①] 2015년 메르켈 “난민 수용” 선언 후 유럽은…

☞​[유럽 난민②] 독일인들 “난민, 만나면 바뀐다”

☞[유럽 난민③] 영국, 난민 수용률 19%로 인색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경제 2018.09.23 Sun
북한 다녀온 재계 총수들, 추석 연휴 기간 행보는…
Culture > LIFE 2018.09.23 Sun
헬프엑스 여행기 담은 김소담 작가  《모모야 어디 가?》
사회 > OPINION 2018.09.23 Sun
[시끌시끌 SNS] 퓨마 ‘호롱이’ 죽음과 맞바꾼 자유
Health > LIFE 2018.09.23 Sun
[노진섭의 the건강] 급할 땐 129와 보건복지부를 기억하세요
LIFE > Sports 2018.09.23 Sun
세계 최강 여자 골프 “홈코스에서  우승해야죠”
연재 > 유재욱의 생활건강 2018.09.23 Sun
[유재욱의 생활건강] 수영의 장단점 베스트3
OPINION 2018.09.23 Sun
[Up&Down] 백두산 오른 문재인 vs 실형 선고 받은 이윤택
경제 2018.09.22 Sat
이번 추석에도 투자자 울리는 ‘올빼미 공시’ 기승
Culture > LIFE 2018.09.22 Sat
《명당》 《안시성》 《협상》으로 불타오르는 추석 극장가
LIFE > Sports 2018.09.22 토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호날두 걱정”
국제 > LIFE > Culture 2018.09.22 토
한국인들 발길 많이 안 닿은 대만의 진주 같은 관광지
한반도 2018.09.21 금
[한반도 비핵화②} “北, 의지 있으면 6개월 내 비핵화 완료”
한반도 > 연재 > 이영종의 평양인사이트 2018.09.21 금
[한반도 비핵화④] 김정은 서울 방문,11월 하순 이후 될 듯
국제 2018.09.21 금
[한반도 비핵화⑥] 美 중간선거, 한반도 정세 좌우한다
갤러리 > 한반도 > 포토뉴스 2018.09.21 금
[한반도 비핵화⑧] 나이키 운동화, 스마트폰, 출근길 만원버스…
정치 > 사회 2018.09.21 금
“성폭력 피해 생존자 김지은입니다. 다시 노동자가 되고 싶습니다”
정치 2018.09.21 금
심재철 압수수색 ...국정감사 핫이슈 급부상
한반도 2018.09.21 금
[한반도 비핵화①] 멈췄던 ‘비핵화 열차’ 재시동
정치 2018.09.21 금
[단독] “김진태, 태극기집회 규합해 당대표 출마”
갤러리 > 포토뉴스 2018.09.21 금
[포토뉴스] 여야 추석맞이 귀성인사
정치 > 한반도 2018.09.21 금
국민 72% 정상회담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