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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청와대 인사수석 제도의 국가적 폐해

정두언 국회의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31(Tue) 14:00:00 |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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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수석비서관 중에 인사수석비서관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자리가 원래부터 청와대에 있는 자리라고 알고 있다. 이 자리는 정부 수립 이래로 노무현 정권 시절에 처음 만들어졌다. 노무현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장한 진정한 좌파 정부다. 좌파 정부의 특징 중 하나는 그 사회 내 주류세력의 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다. 그 의지의 발로로 탄생한 것이 인사수석비서관이다. 모처럼 잡은 좌파 정권이 사회 전반에 걸친 주류세력의 교체를 이루려면 청와대가 직접 정부 전체의 인사를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여기에는 큰 폐해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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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내각과 청와대의 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을 때였다. 필자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의 유래를 설명하며 그 폐지를 건의했다. “청와대에서 각 부처의 인사를 직접 챙기면, 장관이 무력화되어 그 부처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공직사회가 겉돌게 되고 행정의 비효율과 낭비가 극심해집니다. 정권은 관료들을 움직여 일을 해야 하는데 장관이 바지사장이 되고 관료들이 청와대의 눈치만 보게 되면 전 관료사회의 역할이 부실해집니다”라는 요지의 건의였다. 

 

돌아온 MB의 반응은 의외였다. 그러면 ‘이 사회 내에 침투한 좌파세력들은 어떻게 척결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MB는 내 말을 조금 의식했는지 인사수석비서관은 두지 않고 비서실장 직속으로 인사비서관을 두었다. 하지만 MB 정부에서 청와대의 각 부처 인사권 행사는 노 정부 때보다 더 강화됐으며, 박근혜 정부는 그의 여왕적 스타일에 걸맞게 가일층 강화되었다. 그러면서 이 시스템은 지금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국민들은, 게다가 학자들과 언론들까지 청와대 인사수석 제도는 원래 있었던 당연한 제도로 인식하게 됐다.

 

청와대의 인사개입은 각 부처에 그치지 않고 각 부처의 산하 기관, 공기업, 단체에까지 미친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압수된 문자 메시지 자료를 보면, 친박 의원들이 그에게 별의별 조직의 인사에 대해 청탁을 하는 내용이 줄줄이 나온다. 도대체 장관과 공기업의 장, 그리고 단체의 장은 그냥 허수아비다. 게다가 포스코, KT, KT&G와 같은 주인 없는 민간기업에까지 인사개입의 손길은 멈추지 않는다. 흔히 그동안 정권을 가리지 않고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처구니없는 실상이 더 드러난다. 이 거대한 인사를 대통령이 직접 행사한다면 그나마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인사의 실무는 인사수석비서관 밑에 있는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맡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실권은 이들이 쥐고 있는 것이다. MB 시절의 한 예를 들면, 당시 경제·금융 분야를 담당했던 이모 행정관은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를 정도여서 금융계의 황제로도 불렸다. 이런 실상을 바꿔 해석하면, 대통령이 전 정부의 인사권을 장악한다는 명목 아래 장관과 공기업의 장, 그리고 단체의 장이 행사해야 할 인사권을 빼앗아 일개 행정관들에게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정관들의 뒤에는 보통 최순실이나 ‘형님’과 같은 비선 실세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청와대 인사수석 제도에 대한 위헌심판청구를 제안한다. 원래 권력은 국민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국민이 직접 행사할 수 없으니 위정자들에게 위임한다. 위임은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서 세밀히 정해서 한다. 그래서 대통령 권한과 장관 등의 권한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대통령이 장관의 권한을 근거도 없이 침해한다. 너는 내가 임명했으니 네 권한은 내 권한이라는 식이다. 이른바 권력의 사유화다. 청와대 인사수석 제도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법치주의 민주공화국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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