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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원, ‘소형 원전’ 정보 수집하고 있다”

이상희 前 과기처 장관 “국정원, 소형 원전 적극 검토” …문재인 정부 ‘원전 정책’ 바뀔지 관심

김지영·구민주 기자 ㅣ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8.10.08(Mon) 08:04:51 | 1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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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 역사에 일대 분수령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반핵(反核) 운동이 분출했다. 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선진국들은 원전을 폐쇄하거나 억제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책 흐름도 바뀌었다. 원전의 안정성과 중·소형화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면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대형 참사를 빚은 대형 원전이 아닌 소형 모듈형 원전(Small Modular Reactor·SMR)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대형 원전과 SMR 즉 소형 원전은 발전용량으로 구분한다. 발전용량이 10~300메가와트(MW)면 소형 원전, 1000~1400MW면 대형 원전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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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m 크기 SMR(소형 원전), 2만 가구 전력 생산


SMR(소형 원전) 원천기술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의 강제 경수냉각 방식이 아닌 자연 급속냉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형 원전의 개방형 발전이 아닌 밀폐형이다. 대형 원전의 경우 18개월마다 우라늄 연료를 공급(교체)해야 한다. 이에 비해 SMR은 20년 정도로 연료 공급 주기가 상당히 길다. 따라서 핵폐기물 발생량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12년 미국의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사람의 키(1.5m)만 한 크기의 SMR에서 2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세계 원전 전문가 모임인 ‘제4세대 원전포럼(Gen4)’에선 SMR을 가장 우수한 원전으로 선정했다. 2016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공인했다. 미 워싱턴주는 SMR 개발 촉진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러시아를 미국이 뒤따라가고 있는 모양새다. 


기자는 지난 4월초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과 가까운 한 국립대 과학계열 교수를 만났다. 그 교수는 기자에게 “국가정보원에서 이 전 장관을 만나 소형 원전(SMR)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다고 한다”고 전했다. ‘원전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뜨거운 감자다. 2017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탈(脫)원전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런데 현 정부 국정원 측이 원전 찬성론자이자 SMR 전도사로 알려진 이 전 장관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4월9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사단법인 녹색삶지식원 사무실에서 이 전 장관을 만났다. 그는 1988년 12월부터 1990년 3월까지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했다. 11·12·15·16대 4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정부와 국회에서 과학기술 전문가로 주로 활동했다. 현재는 녹색삶지식원 이사장이다.


기자와 만난 이 전 장관은 “SMR에 20여 년 전부터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원자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SMR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러시아 정계와 학계 등의 인사들과 자주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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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이 전 장관 접촉, 확인된 바 없다”


기자와 만난 이 전 장관은 SMR에 대해 2시간가량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SMR을 국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기자가 국정원 측과 접촉한 사실에 대해 묻는 질문엔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 국정원의 정보 수집 활동을 기자에게 말하는 게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이 전 장관은 국정원 접촉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양측은 한·러 기술협력에 관한 얘기를 했던 모양이다. 이후 청와대가 국정원에 (SMR에 대해) 알아보라고 한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국정원이 나한테 연락해 왔다. 지난 3월 중순 국정원 사람들이 우리 사무실(녹색삶지식원)로 찾아와서 4시간가량 SMR에 대한 내 얘기를 듣고 갔다. 소형 원전이 무엇인지 등 국정원에 많이 설명해 줬다. 원천특허를 갖고 있는 러시아산(産) SMR도 자세히 설명해 줬다.” 


국정원이 SMR 정보를 수집하는 까닭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국정원에서 SMR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국정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정원이 SMR 찬성론자인 이 전 장관을 접촉한 까닭은 무엇일까.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이 대형 원전 위주에서 소형 원전으로 바뀌는 것일까. 아니면 국정원의 단순한 정보 수집 차원에서 이뤄진 접촉일까.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10월2일 공식적으로 “국정원 직원의 이상희 전 장관 접촉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며 “(이 전 장관을 접촉한 국정원 요원들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가 없는 한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국정원 측은 이 전 장관을 접촉했던 요원들의 이름 등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기자가 국정원 측에 알려줘야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4월9일 만난 이 전 장관은 자신이 만났던 국정원 요원들의 이름 등 신상 정보에 대해선 “내가 만난 국정원 직원들 이름까지 (기자에게)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입을 닫은 바 있다.

 

이날 이 전 장관은 평소 친분이 있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도 소형 원전의 장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김영춘 장관에게 “SMR이 조선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김 장관은 “소형 원전과 관련된 법규가 없고 원전에 대한 국민 인식도 좋지 않아서 손을 쓸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고 이 전 장관은 전했다. 


소형이든 대형이든 원전의 최대 과제는 안전성 확보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10월1일 전화통화에서 “핵 위험성을 줄이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원전을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는 경제의 본질을 모르는 것이다. 에너지 경제에서 뛰어난 게 원자력”이라며 “SMR은 안전성 면에서도 대형 원전보다 획기적인 기술발전형이다. 러시아가 지난 50년 이상 핵잠수함에 사용하면서 기술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SMR은 핵잠수함 450척 이상 이외에도 쇄빙선과 군용 선박 등에 이미 장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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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脫원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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