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너 마저...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06.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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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시트(Nexit) 여론 높아지는 네덜란드

 


 

브렉시트(Brexit)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모양새다.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지에서도 ‘EU 탈퇴’ 논의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명 ‘슬렉시트(Slexit)’ ‘옥시트(Auxit)’ ‘프렉시트(Frexit)’다.

친영(親英) 국가로 분류되는 네덜란드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전후해 ‘넥시트(Nexit)’를 외치는 네덜란드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있었던 지난 6월23일 넥시트에 대한 여론이 찬성과 반대가 비등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넥시트’ 국민투표를 원한다는 응답자가 53%를 기록했는데, 이때도 EU 잔류를 원하는 국민은 44%, 탈퇴를 원하는 국민은 43%로 대등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넥시트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보수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스 당수는 지난 6월24일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브렉시트로 결정되자 성명을 내고 “우리는 국가와 재정, 국경, 그리고 이민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네덜란드)도 영국처럼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네덜란드 자유당은 유럽회의주의․반이슬람주의 등의 기치를 내걸고 2005년 창당했다. 2012년 총선에서 득표수의 10%를 얻어 자유민주국민당, 노동당에 이어 제3당으로 부상했다. 빌더스 대표는 내년 3월 총선에서 자유당이 이기면 ‘넥시트’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넥시트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2014년 네덜란드로 이민을 간 박아무개씨는 “이곳 분위기를 봤을 때 (넥시트가) 아주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네덜란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EU의 역할을 그렇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국민 얀 보훔(56)씨는 “EU는 우리들에게 늘 획일적 기준만을 강요한다. 매번 EU로 묶여서 무역협정을 맺으니까 독일 등 몇몇 힘센 국가의 입김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 ‘헛짓거리(bullshit)’같다”며 EU 회원국으로서의 지위에 반감을 표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4월부터 5주간 EU 10개 회원국 1만4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EU를 호의적으로 바라본다는 응답자는 51%에 그쳤다. “10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EU에 호감을 느끼는 비율이 급락했다”는 게 퓨리서치센터의 설명이다.

EU 시민 사이에서 EU회원국의 인기가 이토록 추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이민과 난민 문제에서의 획일적 규제를 꼽는다. EU가 정한 국가별 할당량에 따라 난민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자국 경제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회의감이 표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강선구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존에 유럽인들 마음 속 한 구석에 조금씩 자리 잡고 있던 ‘EU회의주의’가 이민과 난민 문제로 표면화된 것일 수 있다”며 “여기에 실업과 복지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국내 여론이 더해져 EU탈퇴 여론이 형성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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