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인천e음’ 카드…소상공인 혜택은? ‘글쎄’
  • 인천 = 구자익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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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신용·체크카드와 수수료 똑같아…0.3% 감면 받으려면 3~7% 할인해야
회원 늘어나고 결제금액 증가하면, 운영사 코나아이·밴(VAN) 매출도 늘어나
카드수수료 제로화에 지자체 예산 투입

인천시는 2018년 4월30일 ‘지역 내발적 발전 플랫폼의 운영 시스템 및 방법’을 발명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발명은 2018년 7월20일 특허등록원부에 등록됐다. 특허를 받은 것이다. 이 특허권은 인천시와 스마트카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코나아이’가 공동으로 갖고 있다.

인천시는 이 특허를 토대로 2018년 7월31일 ‘인천사랑 전자상품권’으로 불리는 ‘인처너(INCHEONer)카드’를 출시했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이 카드의 이름을 ‘인천e음 카드’로 바꿨다.

인천e음 카드의 운영은 코나아이가 맡았다. 이 때문에 인천e음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회사는 ‘BC카드’로, 카드명은 ‘코나카드’로 찍힌다. 코나카드는 코나아이가 2017년 11월에 론칭한 충전식 선불카드다.

인천시가 출시한 인처너(INCHEONer)카드. 올해부터 명칭이 인천e음 카드로 바뀌었다. ⓒ인천시
인천시가 출시한 인처너(INCHEONer)카드. 올해부터 명칭이 인천e음 카드로 바뀌었다. ⓒ인천시

국내 최초의 전자상품권…인천 경제의 선순환 구조 확보 목적

인천e음 카드는 국내 최초의 전자상품권이다. 직접회로(IC) 칩이 내장된 모바일 기반의 충전식 선불카드다. 인천에서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고,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됐다. 인천e음 카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휴대전화기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체크카드와 똑같이 30%의 소득공제 혜택도 받는다.

인천e음 카드는 인천에 들어서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334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와 인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기 때문이다. 역외소비를 낮추고 소비유입을 늘리는 등 인천지역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향상시키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여기에는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지도 포함됐다.

특히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은 모바일 쇼핑이 증가하는 추세에 초점을 맞췄다. 소상인들을 위해 모바일 주문배달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무료 모바일 쇼핑몰도 만들었다.

대신 인천e음 카드 회원들에게 소정의 할인율을 적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는 인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익의 일부를 인천e음 카드 회원에게 돌려주고, 이를 돌려받은 회원들은 인천e음 카드를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게 특허의 모토다”라며 “국내·외에 이런 사례가 없는 만큼 조만간 국제특허등록도 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e음 카드가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적잖다. 카드 수수료 감면 혜택보다 회원에 대한 할인율이 10~20배 정도 더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매출 5억원 이하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제로화’를 위해 군·구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천e음 카드가 코나아이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e음 카드 회원 1만2000명 돌파…할인가맹점 84곳뿐

인천시에 따르면, 2018년 12월31일 기준으로 인천e음 카드 회원은 1만2130명이다. 이들은 총 6억1305만원을 충전해 3억1040만1300원을 사용했다. 이들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는 곳에서 사용한 금액은 2억9808만653원(96%)에 달했다.

반면, 인천e음 카드 회원들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할인가맹점’에서 사용한 금액은 940만8047원(3.0%)에 불과했다. 또 인천e음 쇼핑몰에서 결제된 금액은 291만2600원(0.9%)에 그쳤다.

특히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에서 사용된 금액은 396만9677원에 불과했다. 인천e음 카드 할인 가맹점이 84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들은 카드 수수료의 0.3%를 감면 받았지만, 이 혜택을 받기 위해 고객들에게 3~7%를 깎아줬다. 이는 단골손님이 많은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의 할인 가맹점에겐 불리한 모양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나머지 543만8370원은 CJ CGV와 커피빈에서 결제됐다. CJ CGV에서는 454만7050원, 커피빈에서는 89만1320원이 사용됐다.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에서 사용된 금액의 57.8%가 대기업과 미국계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에 돌아갔다. 인천e음 카드 회원들은 제대로 된 할인 혜택을 받지 못했고, 소상공인들도 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CJ CGV와 커피빈의 할인 폭은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들보다 훨씬 컸다. CJ CGV는 2018년 7월31~12월31일까지 인천지역 상영관에서 인천e음 카드 회원들에게 최대 3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고, 커피빈은 2018년 10월5~12월31일까지 인천지역 매장에서 20%를 할인해 줬다. 이는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들보다 할인 폭이 훨씬 큰 규모다.

인천시 관계자는 “CJ CGV와 커피빈은 인천e음 카드 회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코나아이가 섭외했다”며 “CJ CGV와 커피빈이 인천e음 카드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할인행사는 지난 12월31일자로 모두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e음 카드는 인천지역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로 출시됐다”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천e음 카드 결제 늘어날수록 코나아이 매출도 증가

소비자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연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는 0.8%이고, 3~5억원 이하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는 1.3%이다. 인천e음 카드를 사용할 때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와 똑같은 카드 수수료가 적용된다.

인천e음 카드 수수료는 코나아이와 밴(VAN)사 등에게 돌아간다.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의 경우, 카드 수수료 0.3%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 수수료도 코나아이 등의 매출이 된다. 인천e음 카드의 결제금액이 늘어날수록 코나아이 등의 매출도 증가하는 셈이다.

특히 인천e음 카드가 ‘상품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1만원 이상 충전했을 경우엔 60%이상 사용해야 환불받을 수 있다. 충전금액이 1만원 이하이면 80%를 사용해야 환불된다. 코나아이는 인천e음 카드에 충전된 금액의 60% 이상에서 카드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인천e음 카드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e음 카드 회원들에게 국비와 시비, 구비 등의 예산이 지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국비를 지원받아 인천e음 카드 결제금액의 4%를 포인트로 되돌려 준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2018년 12월20일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에 포함된 내용이라는 게 인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시는 또 국비로 인천e음 카드 결제금액의 4%를 포인트로 되돌려 줄 때, 시비를 들여 추가로 2%를 포인트로 되돌려 준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을 이용해 지역사랑 전자상품권을 발행하는 군·구에게도 예산을 투입해 2%를 포인트로 되돌려 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인천지역 군·구에서 발행하는 전자상품권을 사용하는 회원들은 결제금액의 최대 8%를 되돌려 받는 셈이다.

인천시는 이를 토대로 인천e음 카드 회원을 150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코나아이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호재다. 앞서 코나아이는 경기도 31개 시·군의 카드형 전자상품권 공동 운영대행사로 선정됐으며, 경남 양산시의 카드형 상품권 ‘양산사랑카드’의 운영을 맡았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인천e음 카드 수수료가 코나아이와 밴(VAN)사의 매출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동안 인천e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많은 비용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인천e음 카드 수수료로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매출 5억원 이하 ‘할인가맹점’만 ‘카드수수료 제로화’

인천e음 카드의 수수료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코나아이가 인천e음 카드를 운영하는 부문에서는 카드 수수료가 유일한 매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군·구들이 전자상품권을 출시할 때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하는 대신,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제로화 대책을 권유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물고 있는 카드수수료를 대신 납부할 수 있는 예산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카드수수료 면제 대상은 연매출 5억원 이하의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이다.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 중 연매출 3억원 이하는 결제금액의 0.5%, 연매출 3~5억원 이하는 1%가 카드수수료다. 이 카드수수료를 군·구의 예산으로 부담하라는 것이다.

이런 방식에는 온누리상품권 등 종이 상품권을 발행할 때 생겨나는 ‘매몰비용’이 적용됐다. 통상적으로 종이 상품권은 인쇄비와 할인금액, 판매기관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발행금액의 약 6~10%가 비용으로 들어간다.

인천시는 전자상품권을 발행하면 이런 매몰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천e음카드 할인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를 예산으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코나아이 등의 카드수수료 매출을 예산으로 때우자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제로화 대상은 연매출 5억원 이하의 인천e음 카드 할인가맹점이다”며 “종이 상품권을 발행할 때 발생하는 매몰비용보다 예산이 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또 인천e음 카드가 충전식 선불카드이고 전자상품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선불카드는 사용할 금액을 미리 충전해야 한다. 특히 충전한 금액이 일시에 사용되지도 않는다. 충전 금액 중 사용하고 남은 잔액은 다시 사용할 때까지 고스란히 제3의 계좌에 남아있게 된다.

이런 충전잔액은 ‘선수금’ 형식으로 적립돼 ‘이자’가 붙는다. 인천시는 이런 선수금에 붙는 이자를 기금으로 조성해 소상공인들에게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e음 카드는 충전만 하면 60%가 매출로 확정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할인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 제로화는 2021년으로 보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매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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