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인제대 총장 87일만에 낙마…논문표절에 발목
  • 경남 김해 = 황최현주 기자 (sisa5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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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학교측 “총장 임명 과정 문제 없었고 현재 후임 물색 중”

김성수 인제대학교 총장이 취임 87일 만인 지난 3월 12일 돌연 사퇴했다. 총장 선출 당시부터 논란이 일던 논문표절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는것이 학교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로써 지난해 5월 차인준 전 총장이 임기 만료 두어 달을 앞두고 사퇴한 후 지난 1월 14일까지 8개여월 동안 총장자리가 비어있던 인제대학교는 김 총장의 사퇴로 인해 또 다시 수장이 공석이 됐다.

지난 3월 12일 김성수 전 인제대 총장이 취임 87일만에 '논문표절' 등 논란으로 사임함에 따라 인제대는 다시금 총장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 ⓒ인제대
지난 3월 12일 김성수 인제대 총장이 취임 87일만에 '논문표절' 등 논란으로 사임함에 따라 인제대는 다시금 총장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 ⓒ인제대

진실성·도덕성 부재된 총장은 不可

김성수 전 총장은 취임 전부터 인제대 교수평의회 등 대다수 교수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유는 총 5편의 논문이 표절과 끼워 넣기 등의 의혹을 받으면서다. 대다수의 교수들은 이를 두고 교육자가 마땅히 가져야 할 진실성과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고 성토했다.

김 전 총장의 논문 표절 등을 가장 먼저 지적한 사람은 홍아무개 교수다. 그는 총장추천위원회에서 논문 두 편이 표절됐다는 소문을 접했고, 이후 지인과 함께 김 전 총장의 논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홍 교수는 또 다른 세 편의 논문에서 표절과 끼워 넣기 의혹을 발견하고 교수평의회에 이를 제출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1999년 동아시아의 다자간 환경협약에 관한 연구 △2001년 한국, 중국, 일본의 다자간 환경협력에 관한 연구 △2006년 동북아시아 환경협력 촉진에 관한 정책연구 △동북아시아의 다자간 환경협력에 관한 연구: 국경을 초월하는 환경오염 대응 방안에 관한 일고찰 △2014년 동북아시아 환경기술개발 다자간 협력에 관한 연구 등을 발표했다.

이 논문들 중 1999년, 2001년, 2006년 논문은 모두 인제학원의 인제연구장학재단과 학술진흥재단(학진)에서 발표됐다. 2014년 논문의 경우 한국환경과학회지에 발표했다. 김 전 총장은 세 편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재단으로부터 수백만원 규모의 연구비를 수령했고, 연구실적까지 등록해 연봉혜택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중 2014년 논문을 제외한 네 편의 논문은 카피킬러(Copy killer)에 의한 표절률 검증 결과 1999년과 2001년, 2006년 발표한 논문이 각각 표절률 24%, 81%, 83%, 94%로 나타났다.

2014년 논문의 경우 234쪽부터 235쪽까지는 복제했거나 인용표시 없이 저자의 주장으로 전개됐으며, 참고문헌조차도 찾을 수 없다.

김 전 총장은 후보 당시 2006년 논문 두 편만 총추위에 신고했다. 한 편은 오리지널 논문이었지만, 다른 한 편은 카피본이라는 것이 홍 교수 등의 주장이다.

홍 교수와 견해를 같이하는 교수들은 "총추위에서 총장 후보의 자질을 검증할 때 논문을 걸러낼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적격자를 총장으로 내세운 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취임 87일만에 사임한 김성수 전 인제대 총장  ⓒ인제대
취임 87일만에 사임한 김성수 인제대 총장 ⓒ인제대

이어 홍 교수는 김 전 총장이 학진에 발표된 두 편의 논문이 그대로 통과됐다는 점도 지적하며 “김 전 총장이 이런 논문을 재단과 학진 등에 신청하는 것 자체가 학자로써 양심을 저버린 행위다”고 말했다.

 

학자의 양심 넘어 '범죄 성립 여부도 관심

홍 교수를 비롯한 대다수 교수들은 사기죄 공소시효가 이미 훨씬 지나 논문 모두를 고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형법상 사기죄 고소‧고발 공소시효는 7년이다.

이에 따라 2014년 논문을 제외하고는 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연구부정행위 자체로 따져 시효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홍 교수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지역의 모 변호사는 “부정한 논문이 연구비를 받지 않고 발표만 됐다면 사기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연구비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사기 혐의에 해당된다"면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2014년 전후에 발표된 논문은 고소나 고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인 인제학원과 학교 측은 김성수 총장 임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재단 정관과 정부가 규정한 사립학교법 등에 비추어 규정대로 김 전 총장이 임명됐고, 총장추천위원회에서도 충분한 검증과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자질과 능력이 겸비된 훌륭한 총장을 뽑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므로 애정을 가지고 계속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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