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확전 양상에 세계 증시 ‘연쇄 쇼크’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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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6월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美 추가 관세에 보복조치
뉴욕 증시 폭락…亞 증시도 하락장으로 출발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의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 조치에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대응에 나섰다. 전면전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자 뉴욕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한 데 이어 코스피·코스닥도 출렁이고 있다. 세계 증시에서 연쇄 쇼크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6월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총 5140개 품목 가운데 2493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5월10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진 시점은 5월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보복에 나서면 안 된다.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고 경고한 이후에 나왔다. 중국 정부가 양국의 무역 전쟁에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였다.

미국과 중국이 의견을 좁히고 있지 못한 부분은 중국의 법제화 조치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관련 법제화 계획을 합의문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측의 요구대로 합의안을 명문화·법제화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이다.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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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관세' 소식 전해지자 뉴욕 증시부터 연쇄 쇼크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뉴욕 증시는 요동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 때 7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7.38포인트(2.38%) 하락한 2만5324.99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9.53포인트(2.41%) 하락한 2811.8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9.92포인트(3.41% ) 내린 7647.02에 장을 마감했다.

5월 들어 다우지수는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3대 지수 모두 4~5%대 낙폭을 연출하며 작년 12월 이후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선 50년 만에 최악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아시아 증시도 날이 밝자마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320.51포인트(1.51%) 떨어진 2만870.77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토픽스지수 또한 23.73포인트(1.54) 하락한 상태에서 출발했다.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한국 증시도 얼어붙었다. 문을 열자마자 코스피는 18.77%(0.90%) 내린 2060.24에서 출발했고, 코스닥은 9.94포인트(1.40%) 내린 698.86%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특히 코스피는 2200대를 유지한 4월의 흐름을 유지하지 못한 채 5월 들어 2100대를 기록하다 2000대까지 떨어진 양상이다.


美·中 모두 전면전 피하려 하지만…극적 타협 가능성은

물론 여전히 합의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중국은 추가 관세 부과 시점을 6월1일로 설정했다.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때까지 양국이 협상을 재개해 합의안을 도출하거나 관세 인상 발효를 지연시킨다면 현 흐름은 다소 진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추가적인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관세 발효를 늦추고,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간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는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중국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무역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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