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놀란 ‘배구계 학폭’ 사태…“폭력 만연한 나라” 망신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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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사건 상세히 보도
故 최숙현 선수 사례와 ‘미투’ 사건도 언급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과 이다영(왼쪽) 선수 ⓒ연합뉴스
학교폭력 가해자였던 과거가 드러나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를 받고 국가대표 자격까지 무기한 박탈 당한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선수 ⓒ연합뉴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태극마크까지 박탈 당한 이재영·이다영(흥국생명) 쌍둥이 자매 사건을 외신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한국이 스포츠 강국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폭력이 만연한 스포츠계의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전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월드오브발리'는 15일(현지 시각)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재영·다영 자매가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진화하려 했지만, 비판 여론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또 소속팀 흥국생명과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이들에게 각각 '무기한 출전 정지'와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쌍둥이 배구 스타가 학교 폭력 과거가 알려지면서 한국 국가대표팀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알렸다. 데일리 메일은 한국이 하계·동계 올림픽 10위 안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스포츠계에선 여전히 신체적·언어적 폭력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치진과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받다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철인 3종) 선수, 코치로부터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공개한 심석희(쇼트트랙) 선수,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히는 김은희(테니스) 코치를 '최근 한국 체육계 괴롭힘 스캔들' 사례로 소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한국 여자배구의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쌍둥이 배구 스타가 약 10년 전의 학교 폭력에 발목을 잡혀 국가대표팀에서 뛸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재영·다영 자매가 다수의 TV 예능 프로그램과 기아 자동차 광고 등에 출연하며 유명인 지위를 누렸지만, 이들이 나온 프로그램과 광고 영상은 재빠르게 삭제 조처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프랑스24'도 AFP통신 보도를 통해 쌍둥이 배구 스타의 학폭 사건과 후속 대응 등을 전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들도 이번 사건을 조명했다. 일본 매체는 '한국 배구대표팀의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과거가 드러나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한국의 인기 쌍둥이 배구 선수, 중학교 시절 학폭으로 대표팀서 추방' 등의 제목으로 내용을 전했다. 

또 남자프로 배구 OK저축은행 송명근·심명섭도 학교 폭력 사실이 폭로돼 출전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며, 선수들의 과거 폭력 문제로 몸살을 앓는 한국 배구의 현실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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